[매일안전신문] 5일 아침 9시52분 즈음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주변에서 방화를 시도하던 70대 할아버지 A씨가 경찰에 체포됐다. 대검 주변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보수단체의 화환들이 줄지어 배치돼 있다. A씨는 시너까지 동원해서 이 화환들에 불을 질렀고 4개가 불에 탔다. 범행 직후 한 유튜버가 A씨를 현행범으로 붙잡았고 경찰에 인계했다.
대검 경비 직원들이 바로 소화기로 진화해서 큰불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자칫하면 옆 화환들 및 주변 다른 곳으로까지 불이 옮겨붙어 큰 화재가 날뻔했다.
A씨는 과거 2013년 4월에도 국회에서 검찰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분신 시도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도 “분신 유언장”을 적어놓고 방화를 저질렀다.
다만 A씨가 검찰에 품고 있는 적개심은 흔히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윤 총장에 대한 반감과는 결이 다른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A씨도 “검찰개혁”이란 구호를 외쳤고 윤 총장 화환에 불을 지른 걸로 보아 그런 방향이라고 오인되기 쉽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 2013년만 하더라도 현 더불어민주당 세력은 야당으로서 윤 총장을 정의로운 검사로 보고 옹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A씨의 분신 유언장을 보면 과거 자신이 검찰로부터 개인적인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치적 명분이 아니라 개인적 앙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보수단체들이 대검 앞에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한을 깔아놓은 것도 원래부터 그런 것이 아니라 윤 총장의 검찰이 문재인 정부와 맞서고 있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역설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원래는 윤 총장이 사실상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기에 적개심이 강했는데 더 싫어하는 문재인 정부와 맞서 싸우는 모양새가 되어서 응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A씨는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썩고 부패한 검찰을 파멸시켜야지. 검찰개혁 말로만 하는 거 아니야 말로만. 내가 아주 분신을 했어야 하는 건데. 내가 왜 기자들 앞에서 얘기 한 마디 못 하냐 이거야”라고 말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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