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종의 나라 걱정] 부동산시장 ‘공급 방법론’ 무지 많다

박근종 이사장 / 기사승인 : 2021-01-20 17: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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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이사장의 모습. 
박근종 이사장의 모습.

[매일안전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주택 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임기 내내 투기 수요 억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을 고수했는데 사실상 공급 확대로 방향을 틀었다고 볼 수 있다.


뉴욕과 도쿄 등만 보더라도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키워가는 사이에 서울은 지난 20년간 주거지역의 용적률을 낮추고 역세권 등 도심 개발에는 난개발 딱지를 붙여 규제만 했다. 뉴타운 사업은 맨날 취소됐고 재건축은 초기 단계부터 철퇴를 맞았다.


지난 18년간 노동자 임금은 1600만원 상승했는데 서울의 아파트 값은 무려 8억8000만원이나 올랐다. 문재인 정부는 24차례에 걸쳐 대출·세금·임대차 등 온갖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그 결과가 집값 폭등이라니 씁쓸할 뿐이다. 오죽하면 빚내서 투자한다는 ‘빚투’를 넘어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영끌’에 이어 퇴직금까지 끌어당긴다는 ‘퇴끌’이 나왔을까 싶다.


일단 공급 확대로 부동산 정책의 기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주택 수요자를 무조건 투기 세력으로 간주하고 “시장과 맞서는 부동산 전쟁”을 치를 것이 아니라 “시장 친화적 부동산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할까.


당장 지하철 역세권 반경을 현행 350미터에서 500미터로 확대해야 하고, 역세권의 평균 용적률을 160%에서 300% 최대 700%까지 늘리고 이를 통해 주택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 정비사업은 민간 참여를 유인할 수 있도록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금융 비용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준공업지역 사업 부지 확보 비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주거와 산업시설이 혼재된 ‘앵커 산업시설’을 조성해줘야 한다. 저층 주거지 개발을 위해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활성화시키고, 사업 속도가 다른 소규모 단지들끼리 통합 재건축을 추진해서 건폐율, 용적률, 주차장, 일조권 등 도시계획 규제 완화 등 여러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 방식의 심사기준을 과감히 개선할 필요도 있다. 도심의 주택 공급을 신속히 확충하기 위해 용도지역을 종상향으로 변경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건폐율을 넓히고, 층수를 높이고, 용적률을 상향한다고 해도 물리적 여건상 아파트를 밤새워 지어도 수년이 걸린다. 아파트는 빵이 아니기 때문이다. 용도 변경에 대한 인허가권은 지자체가 갖고 있다. 더구나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최소 10년의 임대차 기간이 보장되기 때문에 주택 공급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축보다는 다주택 소유자의 매물 유도를 고민해야 한다.


물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철학을 이해한다. 누구는 최저임금이라도 벌어보겠다고 밤낮으로 땀을 흘리는데 누구는 부동산으로 쉽게 돈을 버는 현실은 개탄스러운 것이 맞다. 투기 차단과 다주택 소유자의 시세차익 환수를 목표로 추진해온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양해될만하고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일정 기간을 설정해서 다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팔 수 있는 퇴로를 열어주는 것도 주택시장 매물을 늘리는 공급 확대 정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런 맥락에서 집을 사지도, 팔지도, 보유하지도 못 하도록 만든 양도세, 취득세, 보유세 등 부동산 중과세 전반을 되짚어봤으면 한다. 현행 양도세 체계에서는 증여의 폭증과 거래 절벽만 키울 뿐이다. 오히려 세금을 올리면 집값이 오르고 집값이 오르면 세금이 다시 오르는 악순환만 반복된다.


현재 서민들을 가장 괴롭히는 전세난 해결을 위해 당장 필요한 것은 수년 후에나 지어질 3기 신도시나 강남 대단지 재건축 같은 것들이 아니다. 당장 한두 달 안에 전세 수요를 매매로 돌릴 수 있는 적당한 가격대의 다양한 매물이 필요하다.


솔직해져야 한다. 다주택 소유자들의 매매 수익을 부정하면서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게 하는 비책이나 묘안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거래세를 낮춰 활발히 사고 팔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는 결코 선거용 선심이나 백기를 든 부동산 정책의 후퇴가 아니다.


결론적으로 제언한다.


장기적으로는 공급 중심의 투기 차단과 다주택 소유자의 시세차익 환수를 추진하되 단기적으로는 주택을 짓는 실질적 공급과 다주택 소유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으면 좋겠다. / 박근종 이사장


*약력
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전 소방준감
전 서울소방 제1방면 지휘본부장
전 종로·송파·관악·성북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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