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침범 사고 ‘음주운전 재범’ 집행유예 적절한가?

박효영 / 기사승인 : 2021-01-21 13: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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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음주운전 사고를 낸 재범자에 대해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중앙선을 침범해서 마주오던 차량을 들이받아 8주 부상을 일으켰음에도 실형이 선고되지 않았다. 피해자와의 합의가 주효했다.


20일 인천지방법원 형사21단독 이원중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B씨에 대해서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사고 당시의 모습. (사진=인천 영종소방서)
사고 당시의 모습. (사진=인천 영종소방서)

A씨는 작년 6월14일 아침 6시44분 즈음 인천 중구 을왕동 왕산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BMW 차량을 몰다 중앙선을 침범했고 마주오던 아반떼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날벼락을 맞은 아반떼 운전자 C씨는 꽤 크게 다쳐 병원에서 8주 진단을 받았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콜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을 훌쩍 넘긴 0.105%였다. A씨는 2015년에도 음주운전을 저질러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었다. 무엇보다 인천중부경찰서와 인천지방검찰청이 윤창호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이 아닌 교특법을 적용한 것이 가벼운 양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음주운전을 해서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만들었다고 해도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는지 아닌지에 따라 법률이 달리 적용된다. 절대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 0.1% 음주 수치에 말이 어눌하거나, 횡설수설하거나, 비틀거리거나, 얼굴색이 술에 취한 것처럼 빨갛다거나 등등 최초 수사 경찰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라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로 인정돼야 윤창호법이 적용되어 징역 3년 이상의 엄한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A씨의 경우 0.1%가 넘었고 중앙선까지 침범했음에도 윤창호법을 피해갔다.


윤창호법은 △사람이 다쳤을 경우 징역 1년 이상~15년 이하 또는 벌금 1000~3000만원 △사람이 사망했을 때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 등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B씨는 흡사 을왕리 사건 때와 같이 단순 방조범을 넘어 사실상 교사 행위자였다. 물론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B씨는 A씨의 만취 상태를 인지했음에도 자신의 BMW를 내줬다고 한다. 작년 9월9일 벌어진 을왕리 사건에서는 동승자 40대 남성 김모씨가 단순 방조가 아닌 윤창호법의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바 있다.


이 판사는 “A씨의 혈중알콜농도와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과거에 벌금형을 넘는 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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