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과 함께한 30분’... 승강기 정지 사고에 유족들 피해보상 요구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8 11:04:45
  • -
  • +
  • 인쇄
기사와 관계없는 사진입니다 (사진=연합뉴스)
기사와 관계없는 사진입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옮기려던 유족들이 승강기가 멈추는 사고로 30여분간 갇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들은 사고 이후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으나, 병원과 승강기 업체 모두 책임을 회피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업체 측은 탑승객 부주의에 따른 사고라고 반박했다.


28일 서울 시내 A병원과 유족 측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0시 30분쯤 병원 본관 승강기가 운행 중 멈춰 시신 1구와 유족 10명, 장례지도사 1명이 35분간 갇혔다.


탑승 당시 공간이 부족해 유족 중 4명은 다음 승강기를 타겠다고 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15년간 근무한 외주 업체 장례지도사는 "괜찮다. 다 타셔도 된다"며 전원 탑승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승강기가 멈췄고, 몇분을 기다려도 미동이 없자 유족들은 인터폰으로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별다른 응답을 듣지 못해 119에 신고했다고 유족 측은 전했다.


유족들은 당시 시신과 함께 갇혔다는데 공포를 느꼈고, 심장병을 앓던 한 유족은 호흡 곤란까지 느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이후 소방 구조대원들이 도착해 승강기 문을 연 오후 11시5분쯤 구출됐다.


유족들은 지금도 폐소공포증 등으로 승강기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호흡 곤란을 느끼기도 한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장례를 마친 유족들은 병원에 사고 책임이 있다며 정신과 치료 등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승강기 유지·보수와 사고 발생 책임·보상은 업체 몫이라며 업체를 통해 보상을 받도록 유족에게 안내했다. 또 사고 발생 후 인터폰 호출을 받은 업체 직원이 수동 조작으로 승강기를 하강시키는 등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탑승객 부주의에 따른 사고라는 입장이다. 업체 측은 유족에게 "한쪽에 시신 운반 침대를 두고 다른 쪽에 11명이 몰려 수평이 맞춰지지 않으니 안전 확보 차원에서 승강기가 멈춘 것"이라며 "승강기는 정상 작동했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에 유족들은 "병원에 진료와 장례를 하러 온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임에도 병원 측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승강기 업체도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있는데 책임진다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고 반발했다.


유족들은 피해 보상을 받을 때까지 병원과 업체 측을 상대로 문제 제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진수 기자 이진수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