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하니까 배달하지” 학원 강사, 배달원에 막말 논란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1-02-03 1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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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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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서울 동작구의 한 어학원 강사가 배달 대행 업체 업주에게 "배달원은 사기꾼", "공부 못하니까 할 줄 아는 게 배달밖에 없다"는 폭언을 퍼부어 논란이다.


배달 대행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A씨는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이틀을 보내고 글을 쓴다"며 강사 B씨와 통화한 20분 분량의 녹음 파일을 올렸다.


A씨는 "어제 우리 (배달) 기사 중 한 명이 너무 황당한 일을 겪고 억울해해서, 여기에 글을 올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묻고 싶다"고 운을 뗐다.


파일에서 B씨는 A씨에게 "학교 다닐 때 공부 안 했으니까 배달 일이나 하고 있는 것 아니냐", "회사에 인정 못받고 그짓 하겠냐", "너넨 딱 봐도 사기꾼이다. 문신해놓고 그런 애들" 등 막말을 쏟아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일 오후 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커피를 주문한 B씨가 주소를 잘못 기재한 바람에 추가 배달비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배달 시간이 두배로 든 A씨는 규정에 따라 추가 배달비를 요청했다. 하지만 B씨는 계좌 이체를 하겠다며 “지금 당장은 바쁘다. 아래로 내려가서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요청대로 아래로 내려가 기다렸으나 약 10분이 지나도록 B씨가 결제를 하러 내려오지 않았다. 이미 시간을 많이 허비한데다 다른 배달 주문을 더 지체할 수 없던 A씨는 다시 학원으로 올라가 결제를 요청했다.


그러자 B씨는 짜증을 내며 재차 기다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나도 지금 바쁘다. 다른 배달을 하러 가야 하니 일단 계산부터 해달라”고 사정을 말했고 이후로도 B씨는 여러 차례 핑계를 대며 계산을 지체하다 뒤늦게 결제했다.


B씨의 폭언을 이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A씨는 "인간으로서, 한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저런 말까지 들어야 하나, 그렇게 우리가 실수를 한 건지 궁금하다"고 하소연했다.


배달 기사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해당 사건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녹음 파일은 피해자가 올린 게 아니”라며 “피해자와 라이더유니온이 바라는 건 진심 어린 사과”라고 했다.


라이더유니온은 3일 낸 입장문에서 “이번 사건과 온라인에서 언급되고 있는 어학원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가해자는 학원의 셔틀버스 도우미였으며, 2월 1일 근무 후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이 단순히 나쁜 손님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배달 노동자들에게도 최소한 감정 노동자 보호법을 적용하고 여타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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