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에 ‘실명 행세’ 시켜 보험금 6억 타낸 혐의로 80대 실형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7 12: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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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교통사고로 눈을 다친 조카가 실명한 것처럼 속여 6억원에 육박하는 보험금을 허위로 타낸 8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고춘순 판사는 7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82)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공범인 A씨 조카 B(47)씨에게도 징역 6개월에 집행 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는 2009년 12월 21일 서울 강서구의 한 도로에서 무단 횡단을 하다 버스에 치여 머리를 심하게 다치고 두개골이 함몰되고 눈 위쪽이 골절되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시신경이 손상되고 시력도 크게 저하됐다. 다만 완전 실명하지는 않았다.


A씨는 조카에게 보험 사기를 제안했다. 후유증으로 양쪽 시력을 모두 상실한 것처럼 행동하게 한 뒤 후유 장해 진단서를 받게 한 것이다.


이를 받아들인 A씨는 시력 검사에서 양쪽 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연기해 보험사 2곳으로부터 5억 88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냈다.


B씨는 2011년 7월 A씨를 양자로 입양하고, 그가 한정치산 선고를 받도록 한 뒤 자신을 법정후견인으로 등록했다. 이후 시외버스 자동차 보험사를 상대로 7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청주지방법원에 제기했다.


A씨는 재판부 요청으로 실시된 정신건강의학과 신체 감정에서 정신질환자처럼 행세하는 등 재판부를 속였다. 재판에서 패한 시외버스 자동차 보험사는 A씨의 법정후견인인 B씨에게 보험금 9176만원을 지급했다.


이들은 뒤늦게 꼬리가 밟혀 재판에 넘겨지자 지속해서 시각 장애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고 판사는 판결문에서 "적극적인 기만 행위로 편취한 보험금이 고액이고, 보험사기는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을 다수가 함께 대비하기 위해 모은 재원을 편취하는 범행으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B씨는 교통사고로 실제 시력이 크게 저하한 부분이 있는 점을 참작했고, A씨는 고령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법정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B씨와 검찰은 이 판결에 불복해 쌍방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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