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이 땅에 독재는 없어야 한다”
최근 5.18에 대해 가장 함축적이며 임팩트한 발언은 유력한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짤막한 메시지이다. 그간 정치권에서 5.18 발언과 관련하여 구설수에 오르고 심지어 정치적 생명을 잃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윤석열은 주장은 단호하고 군더더기기가 없었다.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 있는 역사이다. 5·18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이 우리 국민들 가슴속에 활활 타오르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며, 어떠한 형태의 독재와 전제든 이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다” 윤석열의 메시지는 살아 움직이는 구호로 들린다.
듣기에 따라 해석할 수도 있지만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오직 정권연장에만 혈안이 되어 비민주주의적으로 국정운영을 하는 문재인 정권에 항거하자” 뜻이 자간(子間)에 숨어있는 듯하다. 양심 있는 집권세력은 가슴이 떨릴 것이다.
윤석열의 5.18 메시지는 역사에 길이 남을 명문장이다. 다시 말하면 “5.18 정신을 되살려서 이 땅에 다시는 독재정권이 재현돼서는 안된다”는 결연한 의지 표명이며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는 그의 검찰총장으로 마지막 퇴임사와 일맥상통한다.
올해 41돌 5.18 민중항쟁 추모제는 여야 모두 함께한 뜻깊은 자리였다. 국민의 힘 성일종 의원과 정운천 의원이 보수정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5.18 유족회의 초청으로 참석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보수정당의 그 어느 누구도 5.18 민주묘지에 가는 것이 자유롭게 되어야 한다.
윤석열이 태어난 1960년은 4.19 혁명이 다음해는 5.16 군사 쿠데타 벌어진 격동기였고, 그의 대학시절은 부마항쟁과 박정희 대통령 서거, 12. 12 군사 쿠데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이어져 한국 근대사의 한 중심에 있었다. 그는 위기에 처한 나라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군사독재를 강행했다. 전국적으로 저항운동이 벌어졌고, 학생들은 ‘계엄철폐, 휴교령 철폐’를 외쳤다. 1980년 5월 27일 중무장한 대규모 진압군은 광주 시내로 진입하여 유혈사태가 발생하고 결국 시위는 진압되었다.
서슬퍼런 군사독재 시기에 서울법대 동아리인 형사법학회는 학내 축제 기간에 모의 형사재판을 진행했다. 여기서 다룬 사건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 사건이다. 이 모의재판에서 윤석열(2학년)은 검사역할을 맡았고, 현직 대통령이던 전두환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아무리 모의재판이라고 하지만 살아있는 최고의 권력자인 현직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것은 대단한 용기와 소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평소 원칙을 생명처럼 여기는 윤석열에게는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냥 법학도로서 원칙대로 구형했을 뿐이다.
훗날 윤석열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전두환 사형 구형’에 대해 “헌법을 침해한 중대 범죄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만약, 사형을 구형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윤석열도 별 수 없었군”이라고 했을까. 분명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아무리 형사법학회의 모의재판이라고 하지만 ‘전두환 사형구형’ 스토리는 소문이 났고, 경찰의 수배까지 내려졌다. 할 수 없이 윤석열은 도피차 강릉의 외할머니 집에 가게 된다. 이 일화와 관련하여 유시민은 “시대가 인재를 발굴했다”고 칭찬한 것이 인상적이다.
윤석열의 5.18 입장문이 정치권의 핫 이슈다. 어쩌면 신의한수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국민들은 ‘두 번 다시 경험하지 싶지 않은 나라’라고 말한다.
이제 국민들은 지쳤다. 무능과 위선, 정의와 상식을 넘어서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은 위험한 폭주를 하고 있다. 폭주의 말로는 대형사고다. 이를 막아야 한다. 누가 막아야 하는가. 이게 과연 민주주의인가 ‘문주주의’인가. 오죽 하면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할까.
윤석열은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 퇴임 후 두달 넘게 ‘열공’중이다. 국정 관심분야 서적과 보고서를 읽고 중간에 원로(김형석, 이종찬)와 전문가(김성한, 정승국, 권순우, 박도준)를 만나는 행보는 적절하다. 내공있는 그가 디테일하게 무장하면 그 어느 누구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멀지 않았다. 바로 내년 5.18 민주항쟁 추모제에 과연 누가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하는가를 상상해본다. 5.18 민주유공자와 유족분들과 여야 지도부가 함께 손을 잡고 ‘자유민주주의와 5.18 민주화 정신’을 노래할 날이 올 것이다.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 있는 역사이다.
[강요식 주요 약력]
- 1961년, 전북 정읍출생
- 육군사관학교 졸업(41기), 정치학 박사
- 전,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 전, 한국동서발전 상임감사위원
- 전, 한국조폐공사 비상임이사
- 전, 자유한국당 구로을 당협위원장
- 현, 한국소셜경영연구원 원장 (SNS 전문가)
- 서울 구로을 국회의원 출마(19대, 20대, 21대)
- 저서: 『소셜리더십』, 『공직자 노트3.0』 등 1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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