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여성가족패널조사’를 공개했다. 여성가족패널조사는 정부가 2007년부터 전국 약 1만 가구의 만 19~64세 여성을 표본으로 삼아 생활·의식변화 등을 2년에 한 번씩 묻는 조사다.
조사에서 부부의 결혼생활 점수는 평균 6.8점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만족도가 떨어졌다. 30대 이하가 7.21점으로 가장 높았고, 40대(6.9점), 50대(6.7점), 60세 이상(6.44점) 순이었다.
위 연구 결과가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2021년에 서울시가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봐도 여성의 경우는 위의 결과와 비슷한 응답률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남성의 경우는 추세는 여성의 경우와 비슷하지만, 결혼생활에 대한 전체적인 만족도는 여성보다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응답 비율을 살펴보면, 여성은 10명 중 6명이, 남성은 10명 중에 7명이 자신의 배우자에게 만족한다는 답변을 했다. 세대별로 구분해 보면 남성과 여성 모두 20대 때 가장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고, 나이가 들면서 계속 꾸준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여성들이 남편과의 사이가 만족스럽다고 답한 비율은 40대 이후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떨어지는데, 50대에는 절반가량, 60세 이상이면 42%까지 결혼 만족도가 줄어들면서 50대 남성이 70%, 60대 남성이 63.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보면 만족도 격차가 점점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결혼 만족도에서 남성과 여성의 격차가 유의미하게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남성의 역할은 유사 이래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지만, 여성의 역할은 점점 다양해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주로 육아와 가사일이 여성의 전유물이었다면, 현대에 접어들면서는 맞벌이와 육아, 가사 등 1인 3역을 해야 하는 여성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 더구나 최근 들어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교육 전문가 못지않게 자녀 교육도 책임져야 하는 압박감까지 더해져 여성의 결혼 생활 만족도는 유사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결혼에 유보적인 경우까지 포함하면 거의 75%에 가까운 많은 여성들이 결혼을 기피하고 있다. 물론 젊은 남성들도 이미 결혼을 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절반 가까이 육박하고 있지만, 남녀의 비혼 이유는 크게 다르다. 젊은 남성은 주로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비혼을 결정하는 비율이 높지만, 여성은 결혼 후 변화하고 달라지는 인간관계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비혼을 선택한다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런 현실에서 남녀가 결혼에 골인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결혼에 대한 시각차가 이렇게나 다른 남녀라면 결혼 후에도 만족도를 꾸준히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경제적인 면을 중시하는 남성과 관계성에 포커스를 두는 여성이 만나 성공적으로 결혼 생활을 이어가려면 사전에 어떻게 배우자를 선택하는 자세가 필요할까?
이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김경일 박사가 집필한 인지심리학 저서인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를 통해 그 힌트를 찾아보고자 한다.
김경일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그 대상이 무엇이든 성공이라는 목적을 이루기위해서는 목표와 원하는 바가 분명히 기술되어야 한다고 단언하고 있다.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성공을 대한다면 결국 무엇을 ‘이룸’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 소망의 성립이 결코 완성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는 결혼도 마찬가지다. 결혼한 이후의 삶에 대해 막연히 ‘결혼 했으니 당연히 행복해져야겠지?’ 와 같은 막연한 생각은 위험하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해 나갈지 몸과 마음을 구체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인지심라학에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인간의 욕망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첫째가 소망하는 것을 이루거나 가지려는 상승의 욕구, 둘째가 원하지 않거나 싫어하는 것을 일어나지 않게 하는 예방의 욕구이다.
이런 관점으로 봤을 때, 남성이 결혼 여부를 결정하는 건 상승의 욕구 측면이 강하고, 여성의 결혼 여부를 결정하는 건 예방의 욕구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경제력은 더 많이 축적하거나 더 많이 소모하거나 둘 중 하나이기 때문이고, 관계는 원하지 않거나 싫어하는 것을 회피하고 싶은 욕구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승의 욕구는 접근이라는 마음의 작동을 만들어 수많은 대안들이나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마음을 자극하고, 예방의 욕구는 회피라는 마음의 작동을 만들어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파악하고 해결방법을 찾아내는 위주의 생각을 더 잘하게 한다. 심리학자들은 성취를 목표로 한 장기적인 관점의 일인 경우에는 접근동기를, 지금 당장 어떤 일을 해야 할 때에는 회피동기를 자극하여야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한다.
결혼을 결정하고 이후에 가정을 꾸려 살아가는 과정에서 남녀의 욕구 자체가 이렇게 다르기 때문에 남성은 접근동기를 가지고 어떤 일을 열심히 하거나 어떤 대상을 바라보면 원하는 결과가 나왔을 때 느끼는 마음이 기쁨 혹은 행복이며, 여성의 경우 회피동기의 경우에서는 바라던 결과가 나오면 안도감을, 바라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초조함과 불안을 느끼게 된다.
인생은 길고 결혼 생활 역시 길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생각하지 못한 변수는 매 순간 발생한다. 하지만, 접근동기적인 측면에서는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한 변수가 매번 남자로 하여금 결혼 생활에 행복과 불행을 야기시키지는 않는다. 안 좋은 변수 때문에 잠깐 주춤하더라도 더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일궈내면 결론적으로 성취 욕구는 충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회피동기가 강한 여성의 경우는 매 순간 발생하는 변수의 영향을 그때그때 받으며, 그 총량은 더해지거나 감해진다. 즉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여성의 결혼 만족도가 임계치를 넘어서는 40대 후반부부터는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김경일 교수는 인지심리학적 관점에서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변수들이 주어진다해도 다양한 정서적 체험을 통해서 목표 달성을 위한 최선의 결정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서를 풍요롭게 하는 많은 대상과 많은 기회를 접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결혼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앞에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 번쯤 인지심리학적인 측면에서 결혼 이후의 삶에 대한 행복이라는 목표에 대해 통찰해볼 것을 권한다.
차희연
- 미래인재개발재단 이사장
- HRD VITA Consulting 대표
- 감정조절코칭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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