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희연의 결혼칼럼] 배우자에게 상처받는 말을 반복적으로 듣게 된다면

차희연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1-07-28 18:07:29
  • -
  • +
  • 인쇄
(사진=차희연 이사장, 미래인재개발재단 제공)
(사진=차희연 이사장, 미래인재개발재단 제공)

[매일안전신문] 지난 2016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서는 20세 이상의 기혼 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나 실시했다.


설문내용은 ‘배우자에게 가장 상처를 받는 말’에 대한 것이었는데, 남녀 모두 비슷한 비율로 배우자가 자신의 인격이나 능력을 무시하는 말에 상처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설문결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남성 응답자 441명 가운데 24.9%는 아내가 자신의 인격이나 능력을 무시하는 말에 상처를 받았다고 답했다.


예를 들어 ‘당신이 그렇지 뭐, 뭐 할 줄 아는 게 있긴 하냐?’ 라던가 ‘남자답지 못하다’, ‘당신은 몰라도 돼’ 같은 유형의 말에 상처를 받는다고 했다.


반면, 여성 응답자 363명이 꼽은 가장 상처받는 말 역시 남편이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할 때(25.5%)였다. 아내들을 무시하는 대표적인 표현으로는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 라던가, ‘그것밖에 안 돼?’ 등이 남편이 아내를 무시하는 말로 꼽혔다.


그렇다면 배우자에게 무시하는 말을 들었을 때는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부부 대화 코칭 전문가에 따르면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대놓고 무시하는 말을 처음 듣게 되면 대부분은 모멸감과 수치심을 가장 크게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무시하는 말이 한두 번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반복될 경우, 그저 꾹 참고, 모르는 척, 아닌 척, 괜찮은 척 애써 웃어넘긴다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렇게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다른 쪽은 이를 아무렇지 않은 척 넘기는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부부 사이의 대화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기만 해도 벌써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함을 느낀다고 코칭 전문가에게 호소했다.


이런 반응은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은연 중에 무시하는 듯한 표현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배우자에게서 반복적으로 무시하는 말을 듣게 되면 아무리 멘탈이 강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게 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현실 문제에서 회피하는 심리 반응을 하게 된다. 상처 받았을 때 가장 힘든 일이 바로 ‘현실을 인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연인이나 배우자 등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아픔, 모멸감과 수치심은 감당하기 어렵다. 때문에 꾹 참고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현실 회피라는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 회피는 일종의 진통제처럼 심리적 고통을 잠시 잊게 해 줄지언정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진통제를 과다 복용할 경우 점차 그 강도를 높여야 하듯, 회피를 반복하게 되면 그 부작용은 점점 커지게 된다. 상처를 주는 말에 대해 회피라는 수단을 반복 선택하면 나중엔 타인들을 믿지 못하게 되고,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하면서 자신은 더욱 소심해지고, 더 나아가 자존감까지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상처 주는 말을 배우자로부터 듣게 되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까.


일단은 감정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연인 혹은 부부는 상호의존성이 여타 인간관계에 비해 매우 강한 배타적인 관계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인해 이 관계와 동일한 수준으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이와 동일한 수준의 관계를 많이 맺게 된다면, 그것은 곧 두 사람의 관계 파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관계가 파기 되는 또 다른 경우는 두 사람이 스스로 관계를 끊는 것뿐인데, 이는 대부분 두 사람이 서로 감정적으로 대립하며 싸움이 심해져 관계탄력성의 한계를 넘어설 때뿐이다.


쉽게 말하자면, 부부와 연인 사이의 갈등 문제에 지나치게 감정을 앞세우면 관계탄력성의 한계를 넘겨버릴 위험이 커지게 된다는 말이다. 때문에 상대가 상처 주는 말을 할 경우라도, 관계를 깨고 싶지 않다면 감정적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


감정을 잘 제어한 다음에는, 자존감을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


앞에서 말했듯이 아무리 멘탈이 강한 사람이라 해도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상처 주는 말을 듣게 되면 자존감이 위축된다. 이때 바로 감정적이 되어 화를 내는 것도 자존감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인 셈이다.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도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효용성과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확신하는 것이다. 상대의 말은 사실이 아니며, 나 자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서 나온 말이라고 자신을 다독이도록 하자. 사실 이는 말처럼 쉽지는 않다. 더구나 상처 주는 말을 아무런 방어도 없이 반복적으로 들어온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럴 경우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효용성과 존재의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 이 두 가지야 말로 나 자신을 스스로 높여주는 힘과 에너지의 근본이자, 타인과의 관계 회복에도 기여하는 에너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자기 효용성과 존재의 의미를 확신하기 위해 때로는 나만의 여행을 떠나거나, 독서, 강연 등을 수강하는 방법도 좋다.


마지막으로 자존감을 충분히 회복하고 자기 효능감이 충만해질 때, 관계 회복에 나서도록 하자.


상처 주는 말을 한 상대와 대화를 나누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사표현이 분명해야 한다. 상대방의 어떤 대화 내용과 태도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는 말을 분명하게 표현하되, 상대를 추궁하는 듯한 표현 보다는 나의 상처를 구체적으로 말하고, 그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를 말하고,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상처 주는 말이나 행동, 태도를 하지 말 것을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당신이 이렇게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을 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할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처음엔 당신도 지금과 같은 방법을 마치 매뉴얼대로 하듯 잘 하지 못할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라면 당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잘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하면 된다.


하지만 당신이 올바로 관계 회복을 위한 시도를 했어도, 상대방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 때는 이러한 대화를 시도할 가치가 없는 관계임이 드러나는 셈이다. 둘만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가치가 없음이 드러난다면, 그 관계는 더 이상 무의미 하다.


이상으로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상처주는 말을 듣게 되었을 경우의 대응 방법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부부관계에 대한 연구는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굉장히 많이 행해져 왔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부부관계이기 때문이다. 결혼 바로 전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제일 잘 알고 있으며 무조건 이해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을 것이고, 결혼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내 옆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일 거라고 확신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결혼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부부에 비해 10년이 넘은 부부들이 더 서로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많았다고 한다. 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일수록 서로에 대해 가장 잘 안다고 믿는 경향이 크지만, 실제로 알고 있는 사실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의 간극이 컸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서로의 취향이나 습관 등 이전에 대해 알고 있던 것들이 변했는데도 그 변화를 눈치 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취향과 습관과 마찬가지로 때로는 내가 어떤 말이나 행동에 상처를 받는지 상대가 미처 모를 때가 있다.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 상대는 내가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혀 모를 수 있다. 할 말은 분명히 하는 것이 오히려 사랑을 오래 유지하는 비법임을 명심하자.



차희연


- 미래인재개발재단 이사장


- HRD VITA Consulting 대표


- 감정조절코칭협회 회장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차희연 칼럼니스트 차희연 칼럼니스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