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외로움(loneliness)의 사전적 정의는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을 뜻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어떤 이유로 인해 물리적으로 홀로 고립되거나, 고립되어 있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게 될 때 외로움을 느낀다.
예를 들면 낯선 환경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나,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였을 때, 주위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당할 때 외로움을 느낄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외로움을 오랫동안 겪다보면 우울증으로 이어져 비관주의적 사고가 깊어지게 되고 자칫 자해나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외로움은 이처럼 사람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리 상태인 셈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알게 모르게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은 외로움이 개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성인 40명에게 10시간 동안 음식을 주지 않고 모든 사회적 접촉도 차단했다. 이후 실험 참가자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사회활동에 관한 사진도 보여주면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이들의 뇌를 촬영해 보았다.
그 결과 외로울 때 반응하는 뇌 영역이 굶주릴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과 동일했다고 한다. 외로울 때 누군가와 소통을 갈망한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처럼 외로움은 배고픔만큼이나 견디기 어려운 욕구이자, 이러한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대상을 간절히 바라는 건 똑같다고 이해할 수 있겠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외로운 사람은 더 쉽게 감기로 고통받고 증세도 오래간다고 한다. 사회관계에서 고립될수록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회적인 동물에게 타자와 맺는 관계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돼 있다.
따라서 인간은 외로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생각보다 더 강한 정도로 사람을 갈망한다. 외로움에 유독 더 취약한 사람이라면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슨 짓이든 다 할 것이다. 현대인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SNS에 몰입하는 동시에 SNS에 최대한 행복한 모습을 남기려 애쓴다. 자신의 모습을 행복하게 꾸밀수록 팔로워가 늘기 때문이다.
외로움과 비슷한 개념이면서도 전혀 다른 차원의 감정 상태로 ‘고독’이 있다. 흔히 외로움은 ‘외로움을 탄다’라고 표현하고, 고독은 ‘고독을 즐긴다’라고 표현하듯, 고독이란 ‘혼자 있는 즐거움’이고 외로움은 ‘혼자 있는 고통’으로 구분을 한다.
혼자 있는다는 점에서는 고독과 외로움은 같은 상태이지만, 감정 상태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외로움은 덜어내고자 노력해야 하는 감정이지만 고독을 즐기는 사람은 계속해서 그 상태를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이 두 감정의 차이는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과 멘탈이 충분히 강한가’에 달려 있다.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외로움을 타지 않고 고독을 즐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자기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자기가 걸어온 길을 그대로 반추하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과 대화를 함으로써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자신이 추구하는 앞날을 솔직하게 그려보는 ‘성찰적 사고’의 시간으로 만들 줄 알아야 한다.
고독을 즐기는 사람을 떠올리면 항상 홀로 있는 외톨이를 연상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홀로 있는 시간과 사교를 나누는 시간에 균형이 잡혀 있는 사람이 고독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다. 홀로 있는 시간이 싫거나 두려워서 의식적으로 누군가와 함께 있고자 하는 사람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나는 혼자 살아도 나중에 나이 먹은 후에도 후회하지 않고 잘 살 수 있을까?'
혹시 당신은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지 않은가?
아직 미혼이라면 비혼 역시 살아가는 여러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했을 수 있겠고, 기혼자라면 배우자에 실망하여 이혼을 고민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이런 생각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싶다면, 자기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인지, 혹은 고독을 즐길 수 있는 타입인지를 고민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알기 쉬운 방법으로는 혼자 식당에서 식사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할 수 있거나, 혼자 여행을 떠났던 경험이 있는지 체크해 보는 것이다. 혼자 식사하고 혼자 여행하는 건 고독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일상다반사이다.
하지만, 혼밥과 개인여행은 외로움을 타는 사람도 용기내서 시도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정확히 자신의 타입을 알고 싶다면, 혼자 멍 때리거나, 혼자 명상하는 시간을 하루종일이라도 할 수 있는지 테스트 해 볼 것을 권한다.
이렇게 하는 건 뇌를 쉬게 해주고, 뇌를 비워주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만약 혼자 하루를 지내야 한다고 했을 때,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무슨 생각에 골똘히 빠져있는 시간이 휴대폰을 보거나 SNS에 접속하는 시간보다 더 길다거나, 더 자연스럽다면 당신은 고독을 즐길 수 있는 타입이라는 증거이다. 이는 아무 근거 없이 하는 소리가 아니다.
실제로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우리 뇌는 휴식 상태가 되면 활성화되는 부위가 있다고 한다.
바로 '전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부분이 활성화 되며, 의학 용어로는 이 부위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줄여서 DMN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부위는 기억을 저장하는 뇌의 활동에 관여하는 부분이다. 뇌과학계에서는 DMN이 활성화되면 창의성이 생겨나며 특정 수행 능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혼자서 풍경 좋은 여행지에서 편한 의자에 앉아 심신을 이완시키고 고요하게 자신의 내면으로 빠져드는 경험을 해보기 바란다. 만약 이런 상태에서 오래오래 머물러 있는 게 즐거워진다면 당신은 결혼을 해도, 하지 않아도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다.
반면, 이런 상태가 되었을 때 누군가 다른 사람을 떠올리거나 그리워하는 감정이 더 앞선다면, 비혼 보다는 결혼을 통해 배우자와 함께 소통을 하는 삶을 사는 것이 더 좋다. 이런 타입이라면 고독을 즐기기보다는 외로움을 쉽게 타는 사람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차희연
- 미래인재개발재단 이사장
- HRD VITA Consulting 대표
- 감정조절코칭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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