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석이 만난 사람] 거문고를 연주하는 '의학 박사 하태국'

서인석 / 기사승인 : 2021-11-29 12:57:54
  • -
  • +
  • 인쇄

[매일안전신문] 가을이 깊어가는 11월의 끝자락에 ‘비내림 국악관현악단’의 거문고 연주자이자 악단장인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통합의학 박사인 하태국 병원장을 만났다.


거문고를 연주하는 '하태국 의학 박사'
거문고를 연주하는 '하태국 의학 박사'

Q. 병원에 이런 거문고와 대금 등이 왠지 생소하네요? 혹시 환자들의 치유와도 관련이 있나요?


거문고는 개인적인 취미로 배우는 것이지만 치유라는 맥락에 있는 것이 맞습니다.
음악을 통해 개인적인 위안을 받기도 하지만 환자들에게 그것을 전해줄 수도 있습니다. 침대와 의학이라는 학문은 과학이지만, 치유는 아트(예술)라는 말이 있지요. 개그맨 앞에서 개그 한번 해봤습니다. 하하하.


하지만 진정 치유라는 것은 의학책이나 약품 설명서에 있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환자와 의사가 함께 참여하고 함께 진동하면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그런 예술적인 것이 아닐까요. 예술치료의 본질은 환자든 치유사든 스스로 참여하면서 내면의 치유 에너지에 접근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의사인 제 입장에서도 예술 활동을 통해 그러한 “치유의 느낌”을 몸소 익히면서, 자신도 힐링하고 위안을 받고 그러는 것이죠. 얘기가 거창해진 것 같은데요. 하하하.


Q. 거문고 연주를 들어보니 깊은 울림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이곳 환자분들도 치유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왜 대체의학 쪽으로 눈을 돌렸나요?


의대 본과 1학년으로 진입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4년 동안 의학을 공부하면 모든 질병을 진단하고, 모든 질병의 치료법을 터득할 수 있겠구나!”라고 부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지요. 물론 그 당시에도 순진한 생각임을 알고 있었지만, 의학이라는 학문 그리고 의료라는 업에는 무언가 숭고하면서도 생명의 진실 같은 것이 숨겨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받은 의학 교육에서는 “생명의 느낌” 같은 것을 찾아볼 수가 없었고, 사실은 약물치료 위주의 현대의학이 낫게 할 수 있는 병이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하니 눈을 다른 데로 돌릴 수밖에 없었지요. 치유에 있어서 좀더 인간적으로, 본질적이고, 또 근본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여전히 있을 거라는 희망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진리 찾기”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여하튼 그러하였기에 의대생 시절부터 전일 의학(holistic medicine) 또는 대체의학이라 부르는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Q. 그러면 지금 운영하고 있는 병원은 어떤 컨셉으로?


통합의학적 접근...사실 말은 멋진데 현실적으로 구현하기에는 수많은 장벽과 한계에 부딪힙니다. 현재의 항암치료는 지극히 물질주의적인 치료들, 즉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등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질병의 발생과 치유에 있어서 심리적, 정서적, 영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이러한 치료들은 여기에 전혀 관심에 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치유 프로그램으로 심리치료, 요가, 명상, 예술치료(음악치료, 미술치료, 공예치료), 영성 치유 등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Q. 이런 어마어마한 치료들이 조그만 병원에서 가능한가요?


사실은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서는 수가로 보상이 안 되기 때문에 상당한 인적, 물적 자원이 필요한 이 치료를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 정말 힘이 듭니다.
그래도 시행착오를 겪고, 손실을 감당하면서도 묵묵히 시도하고 있는 이유는 진정한 치유의 길이 여기에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하태국 의학박사
하태국 의학박사

하태국 병원장은 1974년 범띠생이다.
#. 비 내림(아마추어) 국악관현악단의 거문고 연주자이자 악단 및 단장.
#. 강원도 속초 바닷가에서 머구리(잠수부)의 4남 1녀 막내 아들로 출생.
#. 속초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통합의학 박사.
#. 현재, 서울 도봉구 소재 포근한맘 요양병원 병원장.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인석 서인석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