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노인학대, '효도'라 믿었던 돌봄이 한순간에 범죄가 될 수 있다면?

박세영 변호사 / 기사승인 : 2026-04-30 14: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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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중은 이미 전체 인구의 20%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사안이 바로 노인학대 문제이다.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양상은 점차 교묘하고 복잡해지는 추세다.

노인학대는 단순히 신체적인 가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와 노인보호전문기관의 분류에 따르면, 노인학대는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성적 학대, 경제적 착취, 방임, 자기방임 등으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정서적 학대의 경우 폭언이나 위협, 고립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남기기 때문에 피해 노인 스스로도 이를 학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주변에서 발견하기 매우 어렵다. 또한 고령의 부모가 소유한 재산을 무단으로 처분하거나 가로채는 경제적 학대 역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요양시설이나 병원 등 시설 내에서의 학대뿐만 아니라 가정 내에서 자녀나 배우자에 의해 행해지는 학대가 전체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노인학대 처벌의 근거가 되는 대표적인 법령은 노인복지법이다. 노인복지법 제39조의9(금지행위)는 노인의 신체에 상해를 입히는 행위, 노인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노인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를 소홀히 하는 방임 행위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사안에 따라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특히 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형법상 존속상해나 존속살해죄가 적용되어 더욱 가중된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노인복지시설 종사자가 업무상 의무를 저버리고 학대를 저지른 경우에는 면허 취소나 시설 폐쇄 등 행정적 처분도 병행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법적 잣대를 적용하기 모호한 사례들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치매나 중증 질환으로 인해 인지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노인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대표적이다. 고령의 부모가 자해 위험이 있거나 인지 기능 장애로 인해 통제가 불가능할 때, 보호자가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신체적 자유를 일부 제한하거나 특정 행동을 제약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침대 낙상을 방지하기 위해 신체 억제대를 사용하거나 배회 증상이 심한 노인을 방 안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는 행위 등이다. 이러한 행위는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돌봄의 연장선'이자 '안전 조치'일 수 있으나 외부 시선이나 법적 기준에서는 신체적 학대나 감금으로 의심받을 여지가 충분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해당 행위의 '목적성'과 '수단의 적절성'이다. 단순히 노인을 통제하기 편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었는지 아니면 정말로 노인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선택지였는지를 엄격하게 따지게 된다. 만약 의도치 않게 노인학대 혐의를 받게 되었다면, 당시 노인의 건강 상태, 의료진의 권고 사항, 평소 돌봄의 기록 등을 객관적인 자료로 확보하여 대응해야 한다. 특히 치매 노인의 경우 피해 진술이 일관되지 않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일상적인 돌봄 과정을 일지나 영상으로 기록해두는 것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

노인학대는 피해자의 신체적 고통을 넘어 삶의 존엄성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이며,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수록 법률적 쟁점은 더욱 세분화되고 까다로워질 것이다. 보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제한이 학대로 오인될 경우, 돌봄의 목적과 상황의 긴급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사건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치밀하게 대응하여 권익을 보호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캡틴 법률사무소 박세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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