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형사전문변호사 칼럼] “앗, 착각이었네!” 착오로 저지른 범죄, 처벌하는 것이 옳을까

박상영 변호사 / 기사승인 : 2024-07-04 16: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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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영 변호사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는 상해죄는 상당히 죄질이 무거운 범죄로, 우리나라에서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혹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단순 폭행의 경우,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당사자가 합의를 하고 소를 취하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으나 상해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피해를 보전하고 피해자에게 선처를 구하더라도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중대한 혐의이기 때문에 상해죄의 성립을 다툴 때에는 고의 등 구성요건에 대한 판단을 엄격히 진행한다. 형사법에서는 범죄 성립의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서의 고의를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에 대한 인식과 범행실현에 대한 의욕이라고 이해한다. 특별히 과실범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지 않은 한 범죄는 고의범에 한하여 성립하는 문제다.

그런데 고의의 성립을 다툼에 있어서 최근 대법원이 눈 여겨 볼만한 판결을 내렸다. 고의를 인정할 때 위법성 조각사유로서 전제 사실에 관한 착오를 인정하는 취지의 판례가 등장한 것이다.

복싱클럽을 운영하는 관장인 피고인은 피해자가 왼손을 주머니에 넣어 휴대용 녹음기를 꺼내어 움켜쥐자, 피해자가 쥐고 있는 물건이 호신용 작은 칼이라고 오인하여 피해자의 손을 강제로 펴게 하는 과정에서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손가락 골절상을 입혔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상해죄를 적용,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가 호신용 작은 칼 같은 흉기를 꺼낸다고 오인해 이를 확인하려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일관되게 펼쳤으며 실제 피고인이 오인한 물건과 피해자가 손에 쥐고 있었던 물건의 크기나 길이 등 외형상의 큰 차이가 없었다는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인이 사실에 관한 착오로 인해 범행에 이르렀음을 인정했다. 학설상 사실에 관한 착오는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한다.

해당 사건에서는 정당행위에 대한 판단도 이루어졌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만일 실제로 피해자가 위험한 물건을 꺼내어 손에 쥐고 있는 상태였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피고인의 생명, 신체에 관한 급박한 침해나 위험이 초래될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행동을 오인할만한 정당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결국 대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상해죄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상해와 같은 범죄가 처음부터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목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사실관계에 대한 착오가 발생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법원 판결이 갖는 의의가 남다르다. 그러나 실제로 상해 사건에 휘말렸을 때 이러한 기존 판례의 법리를 떠올려 자신의 케이스에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형사사건을 다룰 때에는 일상생활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그 의미가 다른 낯선 용어들을 다수 접하게 되며 수사와 소송 절차 또한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게다가 법률해석이라는 난제까지 맞닥뜨리게 되므로 문제를 홀로 풀어가기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범죄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초기부터 형사전문변호사를 선임해 확실히 대응해야 한다. 범죄 혐의가 적용되게 된 경위부터 제반 사정, 정황 등을 착실하게 전달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입증 자료를 확보해야 개인의 권익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

/울산 법무법인 해강의 형사전문변호사 박상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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