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구의역 3주기 추모 기자회견'에서 청년·시민사회 단체 회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른바 ‘김용균법’으로 산업안전 규정이 강화됐으나 한전의 배전업무는 도급금지 대상에서 제외돼 김용균과 같은 제2의 희생자가 나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바로 지난 5월3일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배전하청업체에 속해 전봇대 수리업무를 하다가 추락한 노동자 송현준(30)씨다.
청년단체인 ‘청년전태일’은 19일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youthtaeil)에 올린 논평에서 “추락사한 30대 배전공 고 송현준의 죽음은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씨는 지난달 3일 오전 11시 27분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에서 한전의 배전하청업체 배정공으로서 고압전선 가설공사를 하던 중 추락했다. 송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판정을 받았다.
2019년 12월11일 한전 발전자회사인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김용균씨가 석탄이송 컨베이어벨트 순찰업무를 혼자 하던 중 끼어 희생된 지 6개월 가량 지난 시점이었다.
청년전태일은 지난달 국토교통부 발표를 통해 한전이 산재 사망이 가장 많은 발주처 공기업으로 드러났고 2016년∼2018년 8월 한전 발주공사에서 18명이 숨진 점 등을 들어 “추락사는 우연한 일이 아니라 한전이 만든 지속·반복되는 사망사고”라는 입장이다.
이 단체는 “한전은 형식적으로 발주처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원청으로서 2년마다 여러 하청업체를 교체하는 형식으로 외주를 주며 배전공의 산재 사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씨 가족은 뇌사상태인 송씨의 장기 기증을 결정했으며, 그 덕에 4명이 새 새명을 얻었다. 하지만 송씨 가족은 아직껏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 배전하청업체 앞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송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착용한 불량 장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지급한 업체에 책임이 있다"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강원지청은 송씨가 사용한 안전장비가 산업안전보건인증원 인증을 받지 않은 불량 장비라고 발표했다.
청년전태일은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서 한전이 배전업무는 도급금지 대상에서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전이 내는 배전공사 발주를 다 합치면 수천억원에 이르지만 발주를 여러 곳으로 쪼개 하다보니 대부분 50억 이하의 공사로서, 김용균법 시행령 56조(산업재해 예방조치 대상 건설공사)에서 규정한 발주처의 안전책임 조항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문재인정부가 2022년까지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오히려 정부가 운영하는 공기업에서 산재사망율이 줄지 않고 있다”며 “발주처라는 형식만 탓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산재사망을 줄일 수 있는 한전의 책임을 강화하는 안을 마련하고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반복되는 청년노동자들의 산재사망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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