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뺨치는 '삼립호빵' SPC 허영인 회장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통행세, 2세지분 늘리기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0-07-29 19: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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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심립호빵으로 유명한 SPC그룹이 계열사들로 하여금 7년간 SPC삼립에 수백억원의 부당이익을 몰아준 혐의로 647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그룹 내 부당지원행위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SPC그룹에 총 6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허영인 회장, 조상호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 파리크라상, 에스피엘, 비알코리아 3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SPC그룹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자산총액 4조3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집단으로,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삼립, 샤니, 호남샤니 등 23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파리크라상이 지주회사격으로서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다.


◆판매망 저가양도와 상표권 무상제공


SPC 허영인 회장
SPC 허영인 회장

공정위 조사결과 샤니는 2011년 4월 삼립에 판매 및 R&D부문의 무형자산인 판매망을 정상가격인 40억6000만원 보다 훨씬 낮은 28억5000만에 양도하고 상표권을 8년간 무상 제공하는 등 총 13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양산빵 시장에서 샤니는 점유율과 인지도에서 1위인데도 삼립을 중심으로 판매망 통합을 진행하면서 양도 가액을 낮추기 위해 일부러 상표권을 제외하고 거래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판매망 통합 이후에도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에 따른 증여세를 최소화하기 위해 샤니는 0.5% 내외의 낮은 영업이익률로 삼립에 양산빵을 공급했다. 2012년 1월 시행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3에 따라 샤니의 이익이 낮아야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증여세가 낮아진다.


결국 삼립은 양산빵 시장에서 2010년 34.2%로 2위에서 2년만인 2012년 73%로 점유율 1위 사업자가 되고 삼립·샤니간 수평적 통합과 더불어 밀다원 등 8개 생산계열사→삼립→파리크라상 등 3개 제빵계열사의 수직적 계열화를 내세워 통행세 구조가 확립됐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삼립은 또 판매망 양수도 이후 샤니로부터 매입한 양산빵을 높은 마진으로 전량 외부에 판매하면서 영업성과 개선에 따른 주가상승 등 추가적인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


반대로 샤니는 0.5% 내외의 낮은 영업이익률로 삼립에 양산빵을 공급하는 제조공장 역할로 전락했다.


◆밀다원 주식 저가양도 거래


2012년 12월 파리크라상과 샤니는 밀다원의 주식을 삼립에 저가로 양도함으로써 총 20억 원을 지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파리크라상과 샤니는 2011년 기준으로 각각 45.4%와 21.7% 지분을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정상가격인 404원보다 현저히 낮은 255원에 삼립에 넘겨 삼립에 총 20억원의 이익을 안겼다. 당시 살립은 밀다원의 주식을 19.7% 보유중이었다.


기업집단인 SPC는 2012년 시행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를 회피하고 통행세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밀다원 지분을 비교적 적게 보유한 삼립에게 밀다원 지분 전체를 넘긴 것으로 공정위는 보고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3에 따라 일감몰아주 증여세가 적용되면 밀다원은 내부 매출비중, 세후영업이익, 지배주주 지분율이 모두 높아서 증여의제이익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립이 밀다원 주식을 100% 보유하면 밀다원이 삼립에 판매한 밀가루 매출이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에서 제외돼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공정위는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밀다원 생산량과 주식가치 증가가 예상되는데도 현저히 낮게 주식을 거래해 삼립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밀다원 주식 매각으로 인한 파리크라상과 샤니의 주식매각손실은 각각 76억원, 37억원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삼립을 내세운 통행세 거래


삼립의 밀다원 인수를 계기로 삼립을 중심으로 하는 통행세 거래구조가 유지되어 2013년부터 통행세거래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SPC의 3개 제빵계열사인 파리크라상, 에스피엘, 비알코리아는 밀다원, 에그팜 등 8개 생산계열사가 생산한 제빵 원재료와 완제품을 아무런 역할도 없는 삼립을 통해 구매하면서 총 381억원을 지급했다.


3개 제빵계열사는 2013년 9월∼2018년6월 밀다원이 생산한 밀가루 2083억원어치를, 2015년1월∼2018년6월 에그팜, 그릭슈바인 등이 생산한 기타 원재료와 완제품 2812억원 어치를 삼립을 통해 구매했다. 그러면서 3개 제빵계열사는 연 평균 210개의 생산계열사 제품에 대해 9%의 마진을 삼립에 줬다.


공정위 조사결과 삼립은 생산계획 수립, 재고관리, 가격결정, 영업, 주문, 물류, 검수 등 중간 유통업체로서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는데도, 제빵계열사들은 그룹 차원 지시에 따라 삼립이 판매하는 생산계열사의 원재료 및 완제품을 어쩔 수 없이 구매해야 했다.


특히 밀가루의 경우, 비계열사 밀가루를 사용하는 게 저렴한데도 제빵계열사는 2017년 기준으로 사용량의 97%를 삼립에서 사다 썼다.


SPC는 이같은 통행세거래가 부당지원행위임을 알면서도 외부에 발각 가능성이 높은 거래만 표면적으로 거래구조를 바꾸고 사실상 통행세 거래를 했다.


허영인 회장이 주관하는 주간경영회의를 통해 ①통행세 발각을 피하기 위해 삼립의 표면적 역할을 만들 것 ②삼립이 계열사와 비계열사에 판매하는 밀가루의 단가 비교가 어렵도록 내·외부 판매제품을 의도적으로 차별을 둘 것 ③법인세법상 부당행위 적발을 막기 위해 삼립의 계열사 판매단가를 여타 제분업체의 판매단가보다 3∼5% 범위에서 높게 설정할 것 등을 결정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7월에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에 납품되는 제품의 통행세 구조가 외부에 공개되면 가맹점주나 공정위 등 외부에서 문제를 삼을 걸 우려해 완제품 56품목의 통행세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SPC는 왜 이런 무리수를 뒀을까


기업집단 SPC는 실질적으로 일부 계열회사를 제외하고는 허영인 회장 일가가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허 회장과 허 회장의 부인 이미향씨, 장남 진수, 차남 희수씨 외 지분 보유비율은 삼립 20.4%, 비알코리아 33.3%, 샤니 32.4%에 그친다.


허 회장은 그룹 주요회의체인 주간경영회의와 주요 계열사인 파리크라상, 삼립, 비알코리아 경영회의 등에 참석해 주요사항을 보고받고 의사결정을 실질적으로 했다. 허 회장의 결정 사항은 소수 인원이 주요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면서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집단 SPC는 총수일가 지분이 100%로 사실상 지주회사격인 파리크라상을 통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라서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를 위해 파리크라상에 대한 2세 지분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


공정위는 내부자료를 통해 삼립의 주식가치를 높인 후 2세들이 보유하는 삼립 주식을 파리크라상에 현물출자하거나 파리크라상 주식으로 교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파리크라상의 2세 지분을 높일 수 있는만큼 수일가의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립 매출을 늘려 주식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었다고 파악했다.


SPC 소속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해 2011년부터 7년간 밀어주기를 한 결과 삼립에 제공한 이익 규모는 총 414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같은 기간 삼립 영업이익의 25%, 당기순이익의 32%에 해당하는 규모로, 삼립의 사업기반과 재무상태가 인위적으로 강화된 것이다.


그 결과 삼립 주가는 2011년대 초반까지 1만원대에 머물던 것이 2011년 4월 전후 1만3000원대로 오르고 2015년 8월경 41만1500원까지 치솟았다. /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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