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본관 정초석 글귀, 이토 히로부미 글씨 맞다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1 13:58:35
  • -
  • +
  • 인쇄
한국은행 정초석 '정초' 글씨 (사진=문화재청 제공)
한국은행 정초석 '정초' 글씨 (사진=문화재청 제공)

[매일안전신문] 사적 제280호인 한국은행 본관 정초석에 적힌 ‘정초(定礎)’ 글씨가 이토 히로부미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21일 이 같이 밝힌 뒤 정초석 글씨에 대한 고증 결과를 중구청과 한국은행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최근 일각에서 “정초석 글씨를 이토 히로부미가 썼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서체 전문가 3인으로 자문단을 구성, 지난 20일 현지 조사를 실시했다.


자문단은 일본 하마마츠시 시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 있는 이토 히로부미 붓글씨와 1918년 조선은행이 간행한 영문잡지 ‘Economic Outlines of Chosen and Manchuria’에 게재된 이등방문 이름이 새겨진 당시 정초석 사진 등 관련 자료를 참고했다.


조사 결과 정초석에 새겨진 ‘定礎’ 글씨는 이토 히로부미 것으로 확인됐다.


이토 히로부미의 묵적(먹으로 쓴 글씨)과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비스듬하게 내려쓴 획 등 이토 히로부미의 글씨에서 나타나는 특징이 있었다.


획을 정교하게 처리하지 못한 점, 붓 지나간 자리에 비백(빗자루로 쓴 자리같이 보이는 서체)을 살리지 못한 점 등 일부 필획에서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또 정초석에 정초 일자와 이토 히로부미 이름을 지우고 새로 새긴 ‘융희(隆熙) 3년 7월 11일’(1909년 7월 11일)이라는 글씨가 이승만 대통령의 필치로 보인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정확한 기록은 없는 상태다. 융희(隆熙)는 1907년부터 사용된 대한제국 마지막 연호다.


문화재청은 “해방 이후 일본 잔재를 없애고 민족적 정기를 나타내기 위해 이승만이 특별히 써서 석공이 새긴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확인된 정초석 글씨에 대한 고증결과를 서울시(중구청)와 한국은행에 통보할 예정이다.


만약 한국은행이 정초석 글씨에 대한 안내판 설치나 글 삭제 등 변경 허가를 신청하면 관계 전문가 등 의견 수렴과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종합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 한국은행 본관은 1907년에 착공, 1909년 정초 후 1912년 조선은행 본점으로 준공된 건축물이다. 일제는 이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 침탈을 자행했으며 광복 후 1950년 한국은행 본관이 됐다.


1987년부터는 신관이 건립되면서 화폐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진수 기자 이진수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