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선거 투쟁파 우세 ‘양경수·김상구’ 결선 구도

박효영 / 기사승인 : 2020-12-05 16: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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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100만명 이상의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대 전국 노조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차기 수장을 놓고 투쟁파와 교섭파가 나란히 결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4명의 위원장 후보들 중 투쟁파가 합계 34만표(57%)를 득표해서 민주노총 내부 질서가 사실상 투쟁파 우세로 재편됐다고 볼 수 있다.


직전에 12대 위원장(2017년 12월 선거)으로 선출된 교섭파 김명환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단독으로 21만표(66%)를 확보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투쟁과 교섭을 병행하겠다고 방침을 정했지만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략적 참여 및 코로나발 사회적 대화를 시도하다가 내부 투쟁에 휘말려 지난 7월 스스로 물러났다. 이후 민주노총은 4개월간 비상대책위원회(김재하 비대위원장) 체제였다.


11월13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합동 토론회의 모습. 왼쪽부터 기호 1번 김상구 후보, 2번 이영주 후보,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 3번 양경수 후보, 4번 이호동 후보. (사진=연합뉴스 제공)
11월13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합동 토론회의 모습. 왼쪽부터 기호 1번 김상구 후보, 2번 이영주 후보,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 3번 양경수 후보, 4번 이호동 후보. (사진=연합뉴스 제공)

민주노총은 5일 오전 13대 위원장 선거 결과 기호 3번 양경수 후보(31.26% 18만9309표)와 1번 김상구 후보(26.33% 15만9464표)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고 공고했다. 투표는 11월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됐다. 투표율은 63%(선거권자 96만7098명 중 60만5651명)였다.


강경 투쟁파로 평가받는 2번 이영주 후보(25.77% 15만6067표)는 3400표차로 3위를 기록해 낙선했다. 교섭파로 불리는 4번 이호동 후보(3.57% 2만1603표)는 매우 저조한 득표율로 4위를 랭크됐다.


양 후보와 김 후보의 결선 투표 계획은 7일 공고된다. 민주노총은 위원장과 함께 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등 3명이 러닝메이트로 선거를 치르는데 양 후보는 윤택근·전종덕 후보와 짝을 이뤘고, 김 후보는 박민숙·황병래 후보와 뜻을 모았다.


양 후보는 결과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역대 선거 중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 치러진 선거였음에도 가장 높은 투표율로 조합원들께서 마음을 모아주셨다”며 “결선의 과정은 노동 개악을 막아내는 투쟁의 과정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시 출발선에 선 심정으로 동지들을 만나러 나서겠다! 투쟁!!”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1차 선거에서 보여준 조합원들의 지지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제1노총의 힘으로 코로나19 시대에 의료안전망, 사회안전망, 고용안전망을 구축하고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양경수 후보의 모습. (사진=양경수 후보 페이스북)
양경수 후보의 모습. (사진=양경수 후보 페이스북)

기본적으로 양 후보는 투쟁파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인 반노동 기조에 맞서 총파업을 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총파업 날짜로 2021년 11월3일을 점찍어두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양대 계파를 불문하고 문재인 정부가 집권 이후 △최저임금 1만원 상향 공약 포기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노동시간 52시간제 실시 유예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 유예 및 뒤늦게 비준을 명분으로 노동 개악 추진 등을 일삼는 것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김 전 위원장이 경사노위 참여를 추진했음에도 내부 반대로 좌초된 것도 그러한 여론이 작용했다.


양 후보는 △총파업 준비 △택배·요양·돌봄·배달·콜센터 등 필수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공동투쟁 돌입 △교섭 이전에 강력한 투쟁으로 사회적 영향력 확대 등을 내세우고 있다. 양 후보는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장 출신으로 최근까지 경기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양 후보는 민주노총 최대 의견그룹 ‘전국회의’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후보는 11월20일 개최된 2차 합동 토론회에서 “(선거 기간 내내) 투쟁보다 교섭이 더 많이 얘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교섭도 투쟁을 수반하지 않으면 투항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김상구 후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상구 후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반면 김 후보는 대표적인 교섭파다. 그는 “사회적 교섭”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민주노총이 문재인 정부와 대화 테이블에서 치열하게 교섭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란 주장이다. 김 후보는 △대정부 교섭 △산별 교섭 △대국회 교섭 등 60여개 채널로 교섭 전략을 수립해서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산별 노조 중심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김 후보 역시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출신(지부장)이다.


김 후보는 2차 토론회에서 “(민주노총이 참여했다가 탈퇴했던) 1998년 노사정 합의로 인해 노사정을 나쁜 것으로 규정하고 악마화하고 있다. 20년이 넘은 상태에서 민주노총 내 정상적인 토론이 되고 있지 않다”며 “민주노총이 110만 제1노총에 맞게 사회적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 조직체계와 교섭체계를 전략적으로 가져가야 한다. (사회적 교섭에) 여태껏 실패해왔다면 앞으로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토론할 시점이 충분히 됐다”고 역설했다.


이어 “교섭을 얘기한다고 해서 투쟁을 회피한다고 규정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투쟁과 교섭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쟁 없는 노조가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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