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당 소속 기초의원과 SNS상에서 논쟁을 했다. 정확하게 보면 김 대표가 쓴소리를 접하고 수용하는 분위기였다. 불꽃이 튀었던 계기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정의당의 입장과 관련된 것이었지만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설정 등 정의당의 노선를 둘러싼 근본적인 철학 차이를 엿볼 수 있다.
김 대표는 25일 아침 방송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 “저희가 (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등) 그런 걸 따로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왜 그러냐면 보통 20대 국회에서 정의당 데스노트라고 언론에서 만들어준 용어가 있다”며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여부를 판단해서 논평을 내는 등) 그런 얘기를 몇 분이 실제로 지명 철회가 되거나 자진 사퇴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걸 보고 데스노트라는 말이 생겼는데 그것보다는 우리가 판단하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자. 우리는 이렇게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입장을 내기로 했고 이번에는 자진 사퇴나 지명 철회 이런 요구를 특별히 하진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여러 언론들에 의해 정의당이 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자라고 판단을 내렸음에도 지명 철회를 요구하지 않아 결국 여권을 편들어줬다는 2중대 프레임으로 보도됐다. 24일 심상정 의원도 당 상무위원회에 참석해서 변 후보자가 부적격인 이유를 길게 설명했지만 지명 철회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지명 철회 요구를 하지 않는 것과 “지명 철회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많이 다르다.
정의당 소속 이기중 관악구의원(서울시)은 김 대표의 발언을 접하고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현 지도부에 대한 일체의 기대를 접는다”고 밝혔다.
잠시 뒤에 다시 글을 올리고 “(김 대표의) 인터뷰 전문을 읽어본다. 아무리 읽어보고 이해해보려 애써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옳고 그름 이전에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차라리 압박 카드로 썼으면 물론 정의당의 압박이 먹힐리도 없지만 납득은 안 해도 이해라도 하지”라고 일축했다.
이어 “김 대표는 대표로 부적격이다. 감정 싸움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특별히 사퇴 요구는 하지 않기로 한다”고 직격했다.
김 대표는 댓글을 달고 “(이 의원의) 지적에 나도 인터뷰에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을 썼다는 점을 인정한다. 원래는 부적격 입장을 결정하면서 별도로 지명 철회를 요구하지는 않기로 했는데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모호하다는 점을 공감한다”며 “부적격 판정이 지명 철회 요구와 같은 것이라고 답하는 것이 더 옳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적 고맙다”고 표현했다.
이 의원은 김 대표가 여권의 눈치를 봤다고 해석했다.
이 의원은 대댓글을 달고 “일련의 정치 행보를 봤을 때 단순한 표현의 오류로 보이지 않는다. 노동단체들이 지명 철회를 요구한 상황에서 적격 판정을 하기는 어렵고 정부여당의 감정을 건드릴 수 없으니 지명 철회를 요구하기도 어려웠다는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의 눈치를 보는 그 포지션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이 의원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김 대표는 방송에서 “저희는 데스노트라는 인식과 프레임에 대해서 부담스러운 게 있다. 우리가 뭘 요구했는데 그걸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 이런 것들이 정권과 감정싸움 이런 식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서 바람직하지 않아서 이번에는 그런 요구를 특별히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언했다.
이 의원은 김 대표가 “감정”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결국 여권의 눈치를 보는 것과 같다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 대표는 정의당의 존재감 약화를 더 많이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반대만 하는 국민의힘과 달리 정의당은 현실적으로 장관 후보자의 부적격 여부를 판단해왔고 그게 들어맞아 데스노트라는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 174석의 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의 쓴소리를 무시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런 만큼 데스노트의 약발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들을 수도 있으니 애초에 데스노트를 가동시키지 않겠다는 걸로 읽혀진다.
김 대표는 다른 사람의 질문 댓글에 답을 하며 “(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판단을 내리면서 지명 철회도 요구할 것인가라는 얘기가 있었고 그럴 필요는 없고 대통령이 판단할 일이리고 정리했다. 인터뷰에서 얘기한대로 소위 데스노트 약발 프레임이 우려됐다”며 “다만 오늘 인터뷰에서는 위에서 밀한 바와 같이 단순하게 얘기하는 게 좋았을텐데 내가 잘 대처를 하지 못 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나아가 김 대표는 이 의원의 민주당 눈치 지적에 대해 “알겠다. 공수처 결정 때나 필리버스터 등 (일련의) 과정에서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둘 다 그렇게 결정한 이유와 과정이 있었고 나로서는 정부여당 눈치를 볼 이유는 없었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내년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불가 사례를 제시했다.
민주당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이기려면 정의당 후보의 표까지 가져와야 하는데 정의당이 단일화에 응해주지 않으면 곤란해진다. 김 대표는 단일화 절대 불가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즉 이런 점만 보더라도 민주당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오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김 대표의 6기 지도부가 다른 사안에서 민주당의 눈치를 안 봤다는 것을 어필할 일이 아니라 최근 공수처법 개정안 등 중대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어떤 스탠스를 취했는지에 대해 일련의 흐름을 조망하며 쓴소리를 하고 있다. 실제 11월24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 배제시키고 징계 청구를 했을 때나, 12월23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을 때 정의당 지도부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특히 이 의원은 국민의힘의 비토권을 제거하는 공수처법 개정안 문제에 대해 작년 ‘조국 사태’ 때의 잘못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작년 9월 조 전 장관을 데스노트에 올릴지 말지 수차례 판단을 유보해왔던 정의당은 끝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할 것”이라고 입장을 정했다. 당시 당대표를 맡고 있던 심 의원은 조 전 장관 자체에 비판적이었지만 당내 주류 여론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총대를 멨다.
공수처법 개정안 때도 흐름이 비슷했다.
김 대표는 2주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오늘 정의당은 공수처법 개정안의 당론 찬성을 결정했다”며 “공수처 출범 자체가 계속 지연되는 것을 좌시할 수는 없다. 하기에 정의당은 우선적으로 공수처를 출범시키고 이후에 공수처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한 개정안을 반드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의원은 추윤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시점에서 민주당이 서둘러 공수처를 출범시키려는 목적 자체에 의심을 갖고 있다.
이 의원은 11월27일 페이스북에서 사회진보연대의 논평을 공유하며 “윤석열이 무슨 대단한 정의의 사도는 아니다. 그러나 윤석열을 내쫓으려는 정권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검찰이 조국을 비롯해 이 정권의 치부를 건드리지 않았다면 오늘의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이 문제를 구중궁궐의 권력 투쟁으로 치부하고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자는 것은 회피다. 회피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당의 활동가와, 당원과, 지지층의 상당수가 여전히 정부여당에 우호적이고 또 다시 내분을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라고 주장했다.
이어 “(양당 지지층과 달리 정의당 지지층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호불호가 반반으로 비등하다는 점을 환기하며) 여기에 정의당의 곤란함이 있다. 그러나 계속 회피할 수 있을까. 보위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권력을 그대로 두고 민중의 삶을 개선할 수 있나”며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는 말에 우리는 뭐라고 했나. 막말로 대통령 연설문을 최순실이 썼든 박근혜가 썼든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우리가 촛불을 들었나”라고 설파했다.
궁극적으로 김 대표는 “오늘 발언에 대해서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이후에 좀 더 얘기를 니눴으면 한다”며 댓글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혹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재법) 때문일까. 현재 정의당은 중재법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 대표가 당선되자마자 지금까지 가장 공을 많이 들이고 있기도 하고 강은미 원내대표는 단식까지 하고 있다. 키는 민주당이 쥐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방송에서 “만약에 변창흠 카드를 활용하려고 했으면 사실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분들이 좋기 때문에 우리는 조건부로 찬성한다. 이런 식으로 했을 것”이라며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지배적인 변창흠 부적격 여론에 편승하는 것과 “변창흠 지명 철회”를 천명하는 것의 온도차는 분명히 있다. 당연히 김 대표는 부인하겠지만 중재법 처리에 전혀 적극성이 없는 민주당을 끌고 가기 위해 톤다운을 했을 것이라고 보여진다.
허나 사회진보연대는 정의당이 민주당과의 관계를 설정할 때 과거 사례를 참고하라고 조언한다. 정의당이 사안에 따라 민주당 비판 수위를 조절하는 것과 하등 상관없이, 민주당은 언제든지 자기 이해관계에 맞게 마키아벨리즘적으로 결정을 해왔다는 것이다. 공수처법도 故 노회찬 의원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변질된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고, 중재법도 정의당의 압박과는 무관하게 최대한 기업 부담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겨우 통과시키거나 그냥 무시해버릴 가능성이 있다.
사회진보연대는 11월25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공수처의 본래 취지를 악용할 가능성을 전제하며 “정의당은 패스트트랙 공조에 대해 현실감이 있는 평가를 통해 기존 입장을 과감히 바꿀 용기가 필요하다. 비례위성정당을 통한 선거법의 무력화, 부패 비리에 따른 재선거에서 공천을 하지 않는다는 당헌의 개정(서울부산시장 선거 무공천 원칙의 철회)을 보더라도 민주당이 당리당략에 따라 규칙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충분히 보지 않았는가”라고 환기했다.
그러면서 “왜 공수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상상하는가. 공수처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발언하려고 결단한다면 현재 추 장관의 윤 총장 징계 청구나 직무배제와 같은 문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고언했다. / 박효영 기자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포토뉴스] 임상섭 산림청장, 2025년 제1회 나무의사의 날 기념행사 참석](https://idsncdn.iwinv.biz/news/data/20250624/p1065597854320216_709_h2.jpg)
![[포토뉴스] 임상섭 산림청장, 제2회 대한민국 목조건축박람회 참석](https://idsncdn.iwinv.biz/news/data/20250312/p1065599501829032_959_h2.jpg)
![[포토뉴스] 임상섭 산림청장 “조경수산업협장과 교류·협력 강화해 나갈 것”](https://idsncdn.iwinv.biz/news/data/20241105/p1065602521893015_755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