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를 선언했다. 대선주자급 후보의 출마선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긴장하고 국민의힘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현재 여당으로서는 4월 보궐선거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폭등하는 아파트값, 전셋값으로 민심은 싸늘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년 내내 추진한 검찰개혁은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과도 완패다. 윤 총장은 법원에 의해 두차례나 직무에 복귀했다.
‘추·윤 사태’로 문재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까지 한 상태다. 민심이 돌아설 지 미지수다. 청와대와 일부 부처 개각이 불가피해졌다.
문 대통령의 40% 콘크리트 지지율은 이미 깨졌다. 국민여론은 순식간에 썰물처럼 빠질 수 있다. 박근혜정부에서 본 그대로다.
임기 마지막 해로 가는 새해 레임덕은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
안 대표는 2011년 대선 때 지금의 여권에 후보를 양보한 채권이 있다. 그가 시장 선거에 뛰어든다면 유권자들의 채무의식을 자극할 수 있다.
여권에서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안 대표에 견제에 나선 배경이다. 우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안 대표의 출마선언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단일화 국면의 데자뷔”라며 “실무자들하고는 단일화 룰이 합의됐는데 본인이 거부하고 마지막까지 양보하라고 요구하다가 안 되니까 본인이 사퇴했다”고 안 대표를 깎아내렸다. 그러면서도 “저분(안 대표가)이 지금 등장해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야권인 국민의힘 표정도 왠지 불편해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동안 “누구든지 당에 들어와서 경쟁을 하라”는 말을 수 없이 해왔던 터다. 안 대표도 염두해 둔 발언이다. 안 대표는 당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당에 들어가서 경쟁하면 불리한만큼 당대당으로 경쟁하고 싶을 것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당대당 대결이든, 당내 100% 국민경선이든 간에 안 대표와 맞설 거물급 주자가 절실하다.
국민의힘에서는 자천타천으로 나경원, 이혜훈, 김선동, 김근식 등이 자천타천으로 후보로 거론된다.
정가에서는 이들로서 안 대표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국민의힘 당 관계자는 “지금 거론되는 후보로는 안철수뿐만 아니라 여당 후보에게도 이기기 힘들다”고 말한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과정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한 만큼 서울시장에 나선다면 만만찮은 득표력을 보일 수밖에 없다. 국민정서 상 희생하는 듯한 정치인에게 동정표가 쏠리는게 인지상정이다.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생각은 서울시장 후보로 젊고 참신한 후보를 추천하려고 노력해왔으나 현실적으로 마땅치 않은 것 같다.
결국 다른 젊고 참신한 후보를 발굴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보궐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문제는 참신한 후보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홍정욱·김세연 전 의원, 윤희숙 의원 등을 검토해 볼 수는 있으나 본격적인 검증무대에 올려진 적이 없다. 검증과정에서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사그라질 수도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량감 있는 후보가 절실하다. 다수 후보가 경쟁을 펼치면서 2강으로 압축하고 마지막 승자가 나오는 구도가 가장 극적이다. 밴드 웨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바로 ‘미스·미스터트롯’ 방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결국 대선 출마를 희망하는 중량급 인사들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설득하고 지원할 공산이 크다.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전 시장,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그들이다.
이 중에서도 오세훈 전 시장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서울시장을 경험한 전력이 강점이다.
국민의힘 당관계자는 “오세훈 전 시장이 대선 후보가 아닌 서울시장 후보로 나와야 안철수 대표와 이길 수 있고 여당 어느 후보와도 경쟁력이 앞선다”며 “당지도부에서 새해가 되면 하루빨리 설득해서 여론을 주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치 평론가들은 오 전 시장의 최대 강점으로 내면의 강성과 외적인 온화함을 꼽는다. 이른바 ‘꼴통보수’가 아닌 중도성향으로 시민들과 원만하게 소통할 스타일이다.
국민들은 이미 강단있는 지도자에게 상당한 불편함을 느낀다.
한때 지도자의 덕목으로 강한 카르스마에 결단력을 꼽았다. 지금은 정부나 여·야 지도자들의 소통 부재 속에서 강함보다 온화함이 어필할 수 있다. 지도자에게 필요한 강단함이 유권자에게 잘못 비치면 고집이나 아집으로 바뀔 수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오 전 지장과 안 대표가 치열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치다가 국민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대동단결하는 모양새가 최상이다. 이런 시나리오라면 여당의 어느 후보가 나오더라도 승산이 거의 확실하다.
안 대표와 오 전 시장으로서는 정치적인 리스크를 안게 된다. 서울시장 경선에서 패하고 바로 레이스가 펼쳐질 대선 후보로 등판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시장 경선에서 패배했다는 낙인 효과 탓이다. 오 전 시장이 그동안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해 온 것도 이런 고민에서다.
과거 정치사가 말해준다. 정치인은 자신을 버릴 때 살아난다는 사실을. 희생하는 모습이 없이는 큰 꿈을 이룰 수가 없다. 정치는 험한 여정을 함께 가는 것이라서 패배를 염두에 두고 자신의 스케줄에만 매진했다가는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기기 위해서는 결국 두가지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안철수 대표를 당내로 끌이든지, 당밖에서 경선을 치르든지 껴안는 게 하나다. 두번째는 당내에서 대선주자급 중량감 있는 인사를 설득해 대항마로 내세우는 것이다.
당 지도부가 아무리 당을 위해 서울시장 후보로 오 전 시장이나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지사 등을 필요로 하더라도 이들이 마음을 정하지 않으면 허사다.
지난 8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범야권 후보로는 1위 오세훈 전 시장, 2위 나경원 전 의원이 꼽혔다. 나 전 의원도 출마 결심을 고심하고 있다. 최근 고발된 사건 모두가 불기소 처분되면서 정치적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유 전 의원도 국민의힘에 큰 자원이다. 정작 중요한 본인의 의사가 고사쪽으로 확고하다. 측근들에 따르면 서울시장 출마는 조금도 의향이 없다고 한다.
여권쪽 서울시장 후보로 박영선 전 장관이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나 전 의원에게 조금 더 기회가 열릴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많은 상처의 경험을 유권자들이 기억하고 있다. 정치적 상처가 아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오 전 시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정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서울시장부터 다시 찾아 와야 대통령도 다시 찾을 수 있다”면서 “오 전 시장에게 당 차원에서 출마를 권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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