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1996년 처음 거론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25년만에 출범했다. 원래는 7월에 출범했어야 했지만 정치적 부침이 있었고 더불어민주당의 밀어붙이기로 21일 공식적으로 닻을 올리게 됐다.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공수처 건물 앞에서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의 취임식이 개최됐다.
김 처장은 “역사적 과제인 공수처의 성공적인 정착이라는 시대적 소임 앞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여당 편도 야당 편도 아닌 오로지 국민 편만 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공수처는 주로 현 민주당계 정당들 또는 진보적 시민사회에서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왔는데 △검찰의 기소 독점 등 막대한 권한 견제 △그런 검찰과 정치권력의 유착에 따른 편파 수사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2019년 조국 사태(조국 전 법무부장관) 이후 민주당은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공수처로 무마하려 한다는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김 처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거듭 설파했다.
그 의지를 “자기성찰적 권한 행사”로 표현했는데 “수사의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은 세발자전거의 세 발처럼 혼연일체가 돼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정권의 사수처가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김 처장은 거듭해서 “수사와 기소라는 중요한 결정을 하기에 앞서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정인지 항상 되돌아보겠다.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2019년 패스트트랙(국회에서 안건으로 지정되면 본회의 표결 보장) 과정에서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채워졌는데 핵심은 현행 검찰 권한과 유사하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는 것이다. 다만 수사 대상과 기소권 행사 대상이 한정적이다.
우선 이름 그대로 고위공직자와 그의 가족을 수사할 수 있다.
나열해보면 △대통령 △국회의원 △헌법재판관 △판사 △검사 △경찰(경무관 이상) △국무총리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와대 △국회사무처 등 국회 부속기관 △광역단체장 △교육감 △군인(장성급 장교 이상) △금융감독원(원장과 부원장) △감사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대통령의 배우자 4촌 이내 친족 △그외 주요 공직자의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등이 있다. 이들 기관 소속 공무원 전부를 수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3급 이상’이거나 정권 차원의 인사권으로 들어온 ‘정무직’이어야 한다.
이중에서 기소권 행사 대상은 헌법재판관을 제외한 ‘판사들’이다.
김 처장은 업무 개시 첫날 수사, 기소, 공소 유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수사부’와 ‘공소부’를 분리해서 편제했다.
공수처법 24조1항에 따르면 공수처는 검찰과 경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현재 울산시장 선거 개입, 월성 원전 조기 폐쇄와 관련된 경제성 조작 및 자료 은폐, 라임과 옵티머스 여권 인사 연루 등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데 공수처가 사건을 가져와서 뭉갤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공수처와 검찰, 경찰이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한다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상생 관계가 되리라 확신한다”며 “사건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등을 감안해 (이첩권을 행사) 할 수 있게 돼 있다. 세부적으로 유형별로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이 총괄 지휘를 하는 것이지만 차장급 인사들이 실권을 행사한다. 그래서 차장 인사가 중요한데 국민의힘은 입버릇처럼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현 여권과 가깝다며 이들로 공수처 인적 구성이 채워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처장은 “(차장 인사는) 적어도 다음주 중에 하지 않을까 한다. 복수로 할 것이며 3~4명이 될 수도 있다”며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투명한 절차를 통해 출신 배경에 관계없이 사명감, 능력, 자질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공수처는 검찰에서 수사관 10명을 지원받았고 여타 부처들에서 행정직 10여명을 수혈받았다. 사람들의 관심은 과연 누가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이 되느냐인데 공수처 인적 구성이 다 채워진 뒤에야 예측할 수 있다.
김 처장은 “(추가) 인사를 위해 공모, 서류심사, 면접, 인사위원회 등을 거치면 적어도 (완전하게 채우는 데에) 두 달은 소요될 것”이라며 “세상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그때 (1호 수사 대상을 누구로 할지) 판단하는 것이 맞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되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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