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조사결과]완도 냉동창고 화재('26.4) 수사 확대, 시공업체 대표도 구속

이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04-28 11: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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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업무상실화·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 적용…작업 지시 뒤 현장 이탈 여부도 조사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전남 완도 냉동창고 화재 사건 수사가 최초 발화 작업자 책임을 넘어 작업을 지시한 시공업체 대표의 현장관리 책임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남 완도경찰서는 27일 업무상실화와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시공업체 대표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12일 오전 8시 25분께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아 화재를 유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불을 직접 낸 행위뿐 아니라 위험 작업을 누가 지시했고, 작업 현장에서 어떤 안전관리 조치가 이뤄졌는지에 맞춰지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중국 국적 직원 B씨에게 토치를 사용해 바닥 페인트, 즉 에폭시 제거 작업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앞서 같은 화재와 관련해 업무상실화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화재 당시 문제 된 작업은 불꽃을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에폭시 제거 과정에서 토치가 사용됐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불꽃이 냉동창고 내부 벽면으로 번진 것으로 조사됐다. 냉동창고와 같은 시설은 내부 마감재, 단열재, 밀폐 구조 등에 따라 불이 숨어 있거나 다시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화기작업 전 사전 점검과 감시가 중요하다.

 

경찰은 A씨가 작업을 지시한 뒤 현장을 벗어나 작업 전반에 대한 안전관리와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또 B씨가 불법체류 신분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고용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작업 중 실화 사건을 넘어 현장관리 체계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작업자가 실제로 불을 냈더라도, 화기 사용이 필요한 작업을 지시한 사업주나 현장 책임자가 위험성 확인, 가연물 제거, 소화설비 준비, 작업 중 감시, 비상연락 체계 등을 제대로 갖췄는지가 책임 판단의 주요 요소가 될 수 있다.

 

화재 현장에서는 진압을 마친 소방대원들이 불길 재확산 이후 내부로 다시 진입했고, 이 가운데 소방대원 2명이 고립돼 숨진 채 발견됐다. 최초 작업 중 발생한 불이 현장 진압 과정의 2차 위험으로 이어진 만큼, 수사는 발화 원인뿐 아니라 작업 전 안전조치와 현장 통제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최근 사업장 화기작업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2일부터 용접·용단 등 화기작업 때 불꽃과 불티의 비산을 막기 위해 용접방화포를 사용할 경우 성능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개정 규칙을 시행했다. 화기작업에서 불꽃과 불티가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완도 냉동창고 화재는 작업 지시, 현장 이탈, 불법 고용, 화기 사용, 냉동창고 내부 구조 위험이 한 사건 안에서 함께 드러난 사례다. 향후 수사에서는 시공업체 대표가 작업 전 위험성을 어느 정도 인식했는지, 화기 사용을 대체할 방법이 있었는지, 현장에 소화장비와 감시 인력이 준비됐는지 등이 추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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