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와 세균 득실…대기업 정수기의 불편한 진실

김진섭 기자 / 기사승인 : 2022-07-20 1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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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의 환경백서에 따르면 국내에는 600만대 이상의 정수기가 보급돼, 전체 가구의 60% 이상이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 또 연간 교체 수요를 포함해서 200만대의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며 약 2조원의 국내 시장 규모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많은 가정에서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세균, 곰팡이 등이 검출되는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정수기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A씨는 렌탈 얼음정수기에서 받은 물에 먼지와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는 걸 목격했다. A씨가 찍은 정수기에서 받은 물에는 누런 점액질 형태가 떠다니는 것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물질 검출은 이전에도 수 차례 발견된 적 있었으나 3~4개월 간격으로 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어 정수기가 오염됐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처럼 렌탈 얼음정수기는 제조사를 통해 주기적인 관리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 직수관, 필터 등을 교체하는 데 그치기 때문에 오염이 일어나기 쉽다. 정수기의 내부 부품은 직수관 이외에도 밸브, 브라켓, 냉각 코일, 코크 등이 물에 닿고 노출돼 있어 세균 등이 번식할 수 있다.

실제로 소비자원 안전감시국에서 정수기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정수기 물의 오염은 필터 교체 주기보다는 정수 과정 이후 물과 접촉하는 부자재의 청결 수준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수기 물에서 검출된 일반세균은 257CFU/mL로 수돗물 속 일반세균보다 높았는데, 물이 나오는 입구인 취수부(코크)를 소독하자 평균 126CFU/mL로 50.8% 감소했다.

게다가 정수기는 이러한 일반세균과 함께 대장균, 녹농균 등 수인성 병원체도 검출될 수 있다. 이러한 세균들은 체내에 유입되면 출혈성 대장염, 용혈성 요독증후군 등 건강에 치명적인 질병을 야기하고 다수의 사망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정수기는 직수모듈, 코크, 브라켓, 밸브 등 정수기의 내부 부품 전체를 교체할 수 있는 ‘풀케어 정수기’로 선택해야 한다.

또한 풀케어 정수기 중에서도 얼음정수기 대신 직수정수기로 고르는 것이 추천된다. 얼음정수기와 같이 냉수 및 얼음 기능이 있으면 냉각기가 존재해 구조상 곰팡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냉각기는 물을 차갑게 만들고 얼음을 만들어 온도가 낮은데, 주변은 상온이다 보니 온도 차이로 인해 물발울이 맺히는 결로 현상이 발생해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 번식하기 쉽다.

업체 측에서는 얼음정수기 곰팡이는 단열재에 발생하기 때문에 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곰팡이가 발생하면 균포자가 공기 중에 떠돌게 되면서 단열재 외에도 정수기 배관, 필터, 주변 공기 등에 오염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얼음정수기 냉각기로 인해 발생한 곰팡이를 물과 함께 섭취하게 되면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심각할 경우 곰팡이 독소로 인해서 만성적인 장애, 발암 등으로 이어져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다. 때문에 풀케어 정수기 중에서도 냉수나 얼음 기능이 없는 리얼 직수정수기로 선택하는 것이 더욱 안전하게 정수기를 관리하고 물을 섭취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 정수기는 역삼투압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 나노필터를 사용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권장된다. 역삼투압필터는 초미세구멍에 물을 통과시켜 여과하는 방식으로, 물 속 불순물을 전부 제거해 깨끗한 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몸에 필요한 미네랄까지 걸러내 산성을 띠게 돼 우리 몸을 산성화시킬 수 있고, 물로 미네랄을 섭취하지 못해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역삼투압필터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나노필터이다. 나노필터 정수기는 양전하를 가진 나노필터가 음전하를 가진 이물질을 정전기력을 통해 흡착하고 제거해 미네랄은 남기면서 이물질을 깨끗하게 제거해줄 수 있다. 다만 나노필터는 사용된 필터마다 거를 수 있는 불순물에 차이가 조금씩 있어 단계가 높을수록 많은 불순물을 거를 수 있어 9단계의 나노필터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렌탈정수기보다는 자가관리형 풀케어 정수기로 고르는 것이 더욱 경제적이다. 렌탈정수기는 한 번에 금액을 지불하지 않고 분할하기 때문에 싸게 구매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상은 매달 할부금, 공과금, 금융이자, 관리비 등이 합쳐져 많은 비용이 지불된다. 실제로 자가관리 정수기와 렌탈정수기 가격을 비교한 결과 같은 기간 비용이 렌탈 정수기가 2배 이상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60% 이상의 가정에서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꼼꼼하지 못한 관리 서비스와 얼음정수기의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세균, 이물질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수기를 위생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내부 부품을 모두 교체 및 관리할 수 있고, 냉각기가 없는 ‘풀케어 정수기’를 선택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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