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디지털 성범죄의 수사 패러다임 변화와 무관용 원칙…초기 대응 중요해져

황근주 변호사 / 기사승인 : 2026-05-15 11: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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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오늘 날, 디지털 성범죄는 과거의 단순 유포 단계를 넘어 플랫폼화·지능화된 거대 생태계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사법 당국의 전략 또한 개별 가해자 검거를 넘어 공급과 수요의 동시 박멸로 선회했다. 최근 발생한 불법 촬영물 유통 플랫폼 'AVMOV' 운영진의 검거는 이러한 수사 기법의 고도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디지털 성범죄 수사는 단순히 범행 현장을 덮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의 서버를 장악하여 그 안에 축적된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를 역추적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을 취한다.

과거에는 직접적인 촬영이나 유포 행위에 초점을 맞췄으나, 현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의 해석을 통해 '소지, 구입, 저장, 시청' 행위 자체를 범죄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동력으로 규정한다. 이는 대법원의 양형 기준 강화와 맞물려, 단순 이용자라 할지라도 실형 혹은 이에 준하는 강력한 사회적·법적 제재를 피할 수 없는 구조적 환경을 조성했다.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지점은 이용자가 남긴 디지털 흔적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범죄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증거로 변모한다는 사실이다. AVMOV와 같은 대형 유포 사이트의 운영진이 체포될 경우, 수사기관이 가장 먼저 확보하는 것은 회원 명단, 접속 로그, 그리고 결제 정보가 포함된 DB(Database)다.

판례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핵심은 '성착취물임을 인지하고도 접근했는가'에 대한 여부다. 수사기관은 이용자가 특정 영상을 검색한 키워드, 해당 영상을 클릭한 횟수, 유료 결제를 통해 접근 권한을 획득한 정황 등을 종합하여 '미필적 고의'를 구성한다. "링크만 눌렀을 뿐 직접 소지하지 않았다"는 방어 논리는 고도화된 스트리밍 데이터 분석 기술과 접속 기록 앞에서는 설득력을 잃게 된다.

검찰은 특히 딥페이크(허위영상물)나 아청물이 포함된 링크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이용자들에 대해 '미필적 고의'를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가 불법적인 영상물을 주로 다룬다는 점을 인지하고 접속한 이상, 그 안에서 이루어진 모든 소비 행위는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현재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라 불법 촬영물을 제작 및 유포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영리 목적이 인정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불법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11조가 적용되는 아청물 소지·시청죄는 벌금형 없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만이 규정되어 있어 초범이라도 실형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기준 역시 매우 엄격해졌다. 양형기준은 범행의 상습성, 유포의 광범위성, 피해자의 식별 가능성 등을 가중 요소로 두어 권고 형량을 대폭 상향했다. 여기에 신상정보 등록, 취업 제한 등 평생을 따라다니는 보안 처분은 법령이 정한 또 다른 처벌이다.

대형 플랫폼 운영진의 검거 소식은 해당 사이트 이용자들에게는 곧 '수사의 시작'을 의미한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서버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별 이용자를 특정하고 소환하기까지는 일정한 물리적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시기에 행하는 자의적인 판단이 향후 재판의 결과를 좌우한다.

서버 기록이 확보된 사건에서 피의자가 취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은 '증거 인멸 시도'다. AVMOV 운영진 검거 후 불안감에 기기를 교체하거나 기록을 삭제하는 행위는 이미 수사기관이 확보한 서버 로그와 대조되어 반성의 기미 없음과 재범 및 증거인멸 우려라는 최악의 양형 사유로 돌아온다.

실무상 수사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행위가 가진 법리적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정당한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렌식 과정에서 피의사실과 무관한 데이터가 남용되지 않도록 견제하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더불어 법리적 오해나 미필적 고의의 범위를 명확히 소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검찰 수사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는 전문가의 조력은 법치주의가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판을 받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기술적 은닉과 사법적 단죄가 끊임없이 충돌하는 첨예한 영역이다. 사법 당국은 플랫폼의 뿌리(운영진)를 뽑아 그 가지(이용자)들까지 한꺼번에 쳐내는 전략을 공고히 하고 있으며, AVMOV 사태는 이러한 변화를 상징하는 신호탄이다.

결국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된 모든 행위는 그에 상응하는 혹독한 법적 책임을 수반한다. 다만 그 처벌이 객관적 증거와 적법한 법리 해석에 근거하여 이루어질 때 사법 신뢰가 확보될 수 있다. 수사 기법의 선진화와 사법부의 엄벌주의가 교차하는 현시점에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고자 한다면 검찰 수사의 생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철저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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