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창고 화재 '연기폭발' 위험... 소방청, 건물별 안전대책 수립

이유림 기자 / 기사승인 : 2022-04-18 16: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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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탄폼 연소→가연성가스 축적→연기폭발
▲ 지난 1월 경기 평택시 청북읍 냉동창고 신축 현장에서 불이 나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유림 기자] 다량의 우레탄폼 내장재를 사용하는 물류창고에서는 가연성 분해가스가 ‘연기폭발’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함에 따라 소방청은 건물의 특성별로 현장대원 안전대책을 수립키로 했다.

소방청은 대형물류창고, 화학물질, 신종 건축자재 사용 증가 등과 관련해 대응자료와 경험의 축적량이 부족한 특수유형의 화재에 대한 현장활동 강화 대책을 18일 발표했다.

지난 1월 5일 자정에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의 대형물류창고 신축공사장 화재에서 송탄소방서 구조대원 3명이 순직한 사고와 관련해 소방청은 민·관합동중앙조사단을 구성해 지난달 15일까지 2개월간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단은 사고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전보다 조사인력과 기간을 확대, 5개 분야로 전문분과를 구성하고 외부기관의 전문조사관, 변호사, 소방노조 관계자도 참여시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순직대원 3명 모두 의학적 사인은 ‘화재사(火災死)’로 드러났다.

화재현장 2층 벽체 등의 내장재인 우레탄폼 등이 10시간가량 연소하며 발생한 다량의 가연성가스가 축적된 상태에서 순간적인 ‘화재가스발화’가 일어났을 것이란 설명이다.

화재가스발화(FGI: Fire Gas Ignition)는 연기폭발(smoke explosion)이라고도 하며 연소 생성물이 포함된 가연성가스(일산화탄소, 시안화수소 등)가 분포돼있는 모든 연기 영역에서 급격히 연소(폭발)하는 현상이다.

조사단은 순직대원 3명이 급격한 연소확산과 다량의 농연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탈출 방향을 잃고 고립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재현실험 결과, 1층 부분이 소화작업을 통해 화세가 소강상태가 돼도 2층에서는 순차적으로 최성기에 도달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일부 구획실에서는 다량의 연소되지 않은 가스가 축적, 산소농도가 낮아져 훈소상태가 됐으며 화세가 순간적으로 커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다량의 우레탄폼 내장재를 사용하는 물류창고는 한번 불이 붙으면 연소 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고 300℃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는 가연성 분해가스를 다량으로 방출하며 이것이 일정 조건에 맞으면 폭발처럼 순간적인 연소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다만 이번 실험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기존 연구사례가 희소하다. 따라서 이것을 일반화된 연소이론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조건과 상황을 부여한 실험을 반복 실시하고 이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소방청은 새로운 유형의 건축형태와 자재가 사용될 시 기존의 학술적 이론에도 없고 경험할 수도 없었던 화재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현장대원 안전대책을 수립해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현장지휘관이 다양한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위험예지능력과 판단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휘관자격인증과정을 신설한다.

또한 전문훈련을 실시하기 위해 현재 전국에 3개소인 지휘역량강화센터를 9개소로 늘리고 자격인증을 받은 자를 우선적으로 지휘대장과 소방서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현장안전점검관은 다른 업무와의 겸임을 금지하고 화재위험성평가 결과를 반영해 지정해야 하는 최소인원의 기준도 개선한다.

특히 교육매뉴얼 100종을 개발하고 개인별 교육실적 관리 정보시스템 ‘소방보건e’ 운영해 새로운 유형이나 외국의 특수화재 사례 등에 대한 교육자료도 꾸준히 개발 및 보급한다.

첨단 4차산업 기술을 이용한 생명구출 장비의 고도화도 추진한다. 소방대원의 호흡, 맥박, 움직임 등 생체신호를 실시간 추적해 관리할 수 있는 장비를 보급하고 위험현장에는 가연성가스 탐지로봇, 장갑차형 소방차 등 특수방호형 장비를 우선 투입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을 확대한다.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고 화기취급 작업이 많아 완공된 건물보다 안전도가 낮은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화재안전기준을 제정한다. 냉동창고 등 대형화재가 많았던 건물은 착공일부터 사용승인일까지 소방안전관리자의 배치를 의무화하고 건물의 특성별로 안전대책을 수립하는 성능위주설계대상 범위를 확대해 변화하는 건설현장의 특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흥교 소방청장은 “유사사고로 우리 동료들이 안타깝게 순직한 것에 대해서 깊이 성찰하고 있으며 더이상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응기법 개발과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단기과제와 지속추진 과제를 구분해 개선대책을 조속히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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