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 심근경색 근로복지공단 ‘업무상 재해 인정’ 받아

강수진 기자 / 기사승인 : 2024-07-12 18: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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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강수진 기자] 버스기사로 근무하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던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질병’ 승인을 받아냈다.

12일 노무법인 율암에 따르면 최근 근로복지공단 질병판정위원회는 ‘스페어 운전기사’로 근무하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A씨에 대하여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이전 ‘과로 기준보다 짧은 근무시간’이란 이유로 뇌출혈로 쓰러진 ‘스페어 기사’에 대해 산재 불승인을 한 근로복지공단에서 이번엔 그 판단을 뒤집은 사건이다.

‘스페어 기사’란 정해진 노선 없이 며칠 전 버스 노선을 배차받아 근무하는 기사를 의미한다. 보통 운수 업계에서는 징계 중 하나로 스페어 제도를 사용할 만큼 ‘스페어 기사’의 업무강도는 고정 기사들과 비교하여 월등히 높다.

A씨는 2022년 11월, 서울에 소재한 C운수에 입사하여 2023년 9월까지 ‘스페어 기사’로 근무했다. A씨는 오후 1시경 출근하여 1바퀴 버스 운행 후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운행을 준비하던 중 가슴통증과 호흡곤란 증세가 발현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이후 심근경색 진단을 받았다.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뇌심혈관 질병의 업무 관련성 인정기준’에 따른 과로 기준은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주 평균 60시간 또는 발별 전 4주 동안 주 평균 64시간이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에서 측정한 A씨의 발병 전 1주간 평균 업무시간은 39시간 56분, 12주간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44시간 17분으로 고시에서 정한 과로 기준에는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짧은 업무시간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이유는 ‘스페어 기사’의 높은 업무 강도 때문이다.

A씨는 4일 뒤의 근무 일정까지만 알 수 있어 휴일 예측이 전혀 되지 않았고, 고정된 노선이 없기 때문에 항상 운행하는 노선도 변경되었으며 교대제 근무로 출근시간이 오전 4시~ 13시 사이, 퇴근 시간이 오후 1시~ 오전 1시로 매우 불규칙했다.

또한 A씨가 주로 운행한 노선은 서울시 강남구 일대를 관통하는 노선으로 승하차 인원이 많고 교통이 매우 혼잡한 구역이었다. 약 10여분 되는 배차 간격 시간을 준수하지 않으면 징계의 사유였으며 승객의 생명 보호 부담 및 각종 민원에 노출될 수 있었다.

C운수에서는 A씨의 상병이 업무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질병판정위원회 위원은 “신청인의 발병일 이전 12주 평균 1주 업무시간이 고용노동부 고시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스페어 운전기사로 근무하면서 근무시간 예측이 곤란하였고 실제로도 ‘불규칙한 노동’으로 인한 업무상 부담이 높았을 것”, “과로의 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나 정신적 긴장 업무에 해당하며 이러한 가중요인이 장시간 근로에 준하는 것으로 판단됨”이라는 의견으로 A씨의 상병은 업무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A씨를 대리한 황성원 노무사, 김경주 노무사는 “A씨의 근로시간이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과로 기준이 못 미치는 시간이라 하더라도 교대제 근무였던 점,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한 노동이었던 점, A씨의 업무가 상당한 정신적 긴장을 요한다는 점 등 업무부담요인을 강조했기에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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