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낳은 정vs기른 정, 산부인과에서 뒤바뀐 딸의 운명은

이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2 23: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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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매일안전신문=이현정 기자] 산부인과에서 자식이 바뀐 사연이 눈길을 끈다.

 

2일 밤 10시 30분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보이지 않는 인연의 힘으로 이어진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가족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펼쳐진 이야기는 1981년 5월 8일로 돌아간다. 당시 문영길씨는 세 살 된 딸 민경이를 데리고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단골 이발소로 향하길 30분쯤 안내양의 실수로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치고 말았고 눈앞에 보이는 이발소에 들어갔다.어쩐지 문영길 씨 부녀를 수상한 눈빛으로 보는 이발소 종업원이 급히 어딘갈 다녀오더니 의아한 듯 중얼거린다.

 

문영길 씨는 불길한 예감에 종업원에게 그 친구 딸을 데려와 달라고 부탁했고 잠시 후 두 눈으로도 보고도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뽀얀 얼굴, 동그란 눈, 오밀조밀한 입술까지 똑같았다. 멀리서 걸어오는 향미라는 아이는 딸 민경이와 판박이처럼 닮아있다. 문영길 씨는 곧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사실 문영길 씨 부부에겐 딸이 한 명 더 있었다. 민경이와 단 2분 차이로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 동생 민아였다. 그리고 확인 결과 이발소 종업원 친구의 딸 향미와 같은 산부인과에서 태어났다. 그것도 단 하루 차이로 태어난 것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산부인과를 찾은 양쪽 부모, 민아와 향미가 신생아 때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2년 4개월 동안 키운 딸이 남의 아이였던 것이다. 그리고 본인이 낳은 딸은 다른 집에서 자라고 있었다. 충격에 빠진 양가 부모는 일생일대 최대의 난제에 봉착했다. 아이들을 지금 이대로 키울 건가, 아니면 원래대로 바꿀 건가에 대한 것이었다. 문영길 씨는 아이들이 어디서 바뀌었는지 의문을 품었다. 알고보니 아이들은 모두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있었다. 경찰은 수사를 시작했고 기록을 찾아나섰다. 간호사는 신생아들을 씻길 때 이름표를 떼어놨다고 진술했다. 결국 황당한 이유로 두 아이가 2년 4개월 동안 다른 집에서 자란 것이었다.

 

그런데 결정이 더욱 망설여지는 이유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던 민아가 부모에게는 '아픈 손가락'이었기 때문이다. '낳은 정'과 '기른 정'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하던 부모들은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바꾸기로 했다. 마침내 태어난 지 2년 반 만에 친부모에게 돌아간 향미와 민아는 본래 이름을 찾고 한동안 무럭무럭 잘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쌍둥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문영길 씨는 친부모에게 보냈던 '아픈 손가락'인 향미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듣게 됐다.

 

문영길 씨는 향미와 친부모가 사는 집을 찾아가 보고 연락하며 지냈지만 곧 연락이 끊어지게 됐고 향미의 친부모는 이혼 후 이사를 가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향미의 친부모가 9살까지 향미를 키우다가 장애인 재활원에 맡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쌍둥이 부모는 가끔씩 신문에 장애인들을 학대하는 열악한 시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찾아다녔는데 주민등록까지 말소했기 때문에 향미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매일안전신문 / 이현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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