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수돗물 사태 18일 지나 발표된 인천시 대책에 주민들 원성

이송규 기자 / 기사승인 : 2019-06-17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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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너나들이검단맘 카페에 한 회원이 까맣게 변해버린 정수 필터를 공개한 사진이 해당 까페에 올려져 있다. 뉴스1.


인천시내 ‘붉은 수돗물’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시민들 원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좀처럼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국은 사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당국이 초기부터 너무 안이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7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수돗물 방류 조치 외에 정수장·배수장 정화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사과하기는 했으나 적수 피해 신고가 제기된지 무려 18일만에 대책이 나온 것이다.


인천 피해지역 주민 2000명은 전날 대규모 집회를 열어 인천시장과 인천 상수도사업본부장의 공개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신고 다음날부터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는 전화가 잇따랐다.


인천시는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정기점검을 위해 수돗물 공급 체계를 팔당취수장으로 전환(수계전환)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계전환은 통상적으로 이뤄져왔다는 점에서 확실한 원인과는 동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장에 출동한 상수도본부도 적수사태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안이하게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평상시 수계전환이나 단수 때 적수현상이 발생했다가도 일주일 정도 지나면 안정화되었다는 경험에 의존한 것이다.


시는 적수피해가 이어지는데도 수질검사에서 ‘적합’ 판정이 나왔다는 점만 강조하다가 주민들 원성을 샀다.


그사이 피해는 강화도까지 퍼져 인천시 강화군 내 초·중·고교 11곳과 유치원 1곳에서도 적수 의심 보고가 들어왔다. 이미 서구·영종·강화 지역 1만여 가구가 피해를 겪고 있다. 이 지역 학교에서는 수돗물에 적수가 섞여 나와 생수로 급식을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시는 아직껏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채 코미디 같은 상황만 연출하고 있다.


시는 영종지역에서도 적수 신고가 잇따르자 ‘서구의 적수사태와 상관없다’고 하다가 수자원공사의 전문가들이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자 10일만에 입장을 번복하는 망신을 샀다.


박 시장도 “모든 상황을 대비한 철저한 위기대응 매뉴얼이 없었고, 초기 전문가 자문과 종합대응 프로세스도 없었다”고 인정할 정도다.


인천시는 18일까지 1단계 조치로 정수지 청소와 계통별 주요 송수관 수질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19∼23일 이물질 배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계통 송수관의 방류와 함께 주요 배수지의 정화작업과 배수관 방류를 시행할 계획이다. 24∼30일에는 3단계 조치로 송수관과 배수지 수질 모니터링을 하고 수질 개선 추이에 따른 주요 배수관·급수관의 방류를 지속할 예정이다.


인천시가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시행하는 지원 대책 대상에서 많은 주민이 배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정환 인천서구평화복지연대 사무국장은 “인천시 지원 대책은 그나마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만을 대상으로 선별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내는 사람 이외에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수계전환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 변동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적수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시 서구 공촌정수장과 청라배수지 등을 찾아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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