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하러 온 '한강 몸통 시신' 피의자 돌려보낸 경찰, 당직시스템 개선나서

이송규 기자 / 기사승인 : 2019-08-20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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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A씨가 지난 18일 오후 경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자수하러 간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를 당직자가 경찰서로 돌려보낸 사실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제기된 가운데 경찰이 뒤늦게 당직시스템을 전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건 피의자인 A씨(39)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 17일 새벽 1시쯤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정문 안내실을 찾아 “자수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A씨는 당시 “강력 형사에게 이야기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당직자는 이에 A씨를 인근 서울 종로경찰서에 가도록 안내했다.


안내실에는 일반적인 당직 근무 매뉴얼이 있었지만, 자수자 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서울경찰청 안내실에는 의무경찰 2명과 일반 부서 당직자(경사급) 1명이 같이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게자는 “큰 틀에서는 일반적인 당직 매뉴얼이 있으나 세부적으로는 디테일한 부분이 부족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A씨가 마음을 바꿔 종로경찰서로 가지 않고 달아났더라면 검거가 더욱 더뎌질 것인 분명하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근무하던 서울 구로구 모텔에서 자고 있던 투숙객 B(32)씨를 살해해 시신을 훼손한 뒤 자전거를 이용, 여러 차례에 걸쳐 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가 반말을 하고 모텔비 4만원을 주지 않아 시비를 했으며 이후 B씨가 잠들자 방문을 몰래 열고 몰래 들어가 둔기로 살해했다.


엽기적인 사건은 지난 12일 오전 9시15분 경기도 고양시 한강 마곡철교 부근에서 피해자의 몸통 시신이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16일 오전에는 시신의 오른팔 부위가 한강 행주대교 남단 500m 지점에서 검은 봉지에 담긴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서울경찰청과 같은 자수자 처리 재발 방지를 위해 당직근무 체계와 근무시스템 전반을 처음부터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사실관계를 감찰 조사해서 엄중하게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직 시스템 검토와 관련해 “개인의 잘못인지 구조적인 잘못인지 처음부터 다시 복기를 해보는 차원”이라며 “개선 방향을 모색하고 매뉴얼 등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전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규정도 있고, 어떤 상황이든 자수 받은 경찰관이 즉시 처리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어긋난 행위에 대해 감찰 조사해 엄중하게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국에 이러한 행태들이 개인별로 없다고 볼 수 없어서 전체 교육을 시키면서 행여 그런 사례가 있는지도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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