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공채 파괴 실험, 연중 상시 선발체제로 전환...70% 이상 현업부서 인턴십 채용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0-06-09 14: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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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채용 대신 연중 상시채용을 하기로 한 LG그룹의 채용 홈페이지 이미지. /LG그룹 홈페이지
공개채용 대신 연중 상시채용을 하기로 한 LG그룹의 채용 홈페이지 이미지. /LG그룹 홈페이지

[매일안전신문] 한국에서 공개채용은 기업문화의 핵심이다. 공개채용은 인사관리에서 여러모로 이점이 있다. 규격화한 채용 과정이라서 관리 비용이 적게 들면서 입사지원자들의 우열을 비교적 손쉽게 가려 뽑을 수 있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선발된 공채 신입사원은 기수별로 상하관계를 형성한다. 피라미드식 기수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인사 및 조직관리에도 효율적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이다. 공채를 통해 형성된 기수문화는 능력보다는 서열에 따른 승진으로 이어지기 쉽다. 관리자도 편하고 직원들도 익숙하다. 능력있는 젊은 직원이 수직상승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공채를 통하다보니 기업 채용이 공적인 의미를 지니면서 채용과정에서 기업의 자율성 발목을 잡기도 한다. 공정한 기회와 엄정한 평가의 룰을 어겼다가는 채용비리에 연루되어 배임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


LG그룹이 상·하반기 정기 채용을 없애고 올 하반기부터 연중 상시 선발체제로 직원을 직접 선발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의 인력 채용 문화에 새 바람을 불러올지 관심이 된다.


LG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종전 상·하반기 정기 채용에서 연중 상시 선발체계로 전환하고 신입사원의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뽑을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현업 부서가 원하는 시점에 채용 공고를 내서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등 채용 과정을 현업 주도로 진행하고 인사조직은 이를 지원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LG그룹은 이를 통해 현장 중심의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경영 환경과 기술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는 지원자들이 전공과 경험 등을 바탕으로 희망하는 직무에 지원하는 상시 채용 방식과 채용 연계형 인턴십이 자리 잡게 되면 지원자가 원하는 업무와 현업 부서의 직무가 맞지 않는 ‘미스매칭’ 문제가 해소되고 1년 이내 퇴사하는 신입사원 비율이 낮아지는 등 사회적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원자로서는 본인이 원하는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하며 불필요한 스펙을 쌓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LG그릅은 신입사원 선발 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할 채용 연계형 인턴십 운용을 평균 4주 정도로 진행하기로 했다. 인턴십 과정에서 회사는 지원자의 적합성을 미리 확인하고 지원자는 직장으로서의 회사와 희망 직무를 경험하게 된다.


LG그룹은 더불어 인턴십 제도 이외에 산학협력, 공모전 등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직원을 선발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 1일부터 한 달간 인공지능 기술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LG AI 해커톤'을 진행 중인데, 나이나 성별, 학력에 관계 없이 오직 실력으로 우수한 성과를 낸 참가자에게 입사와 인턴기회를 주고 있어 스펙 파괴형 채용으로 평가된다.


LG는 오프라인으로 실시한 인적성 검사도 9월부터 전면 온라인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인성 검사 문항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적성 검사 문제 유형을 온라인에 최적화해 응시 시간을 기존 3시간에서 1시간대로 대폭 단축해 지원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9월부터는 통합 채용 포털 사이트인 LG커리어스(http://careers.lg.com)에 탑재할 상담 챗봇 서비스를 통해 지원자에게 다양한 직무별 인재상과 역량 등 채용 정보와 채용 전형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 환경과 수요에 맞춰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현업 부서에서 필요한 인재를 즉시 뽑는 속도감 있는 채용 제도로 전환한 것”이라며 “이러한 인재 채용 방식의 전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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