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문정동 현대지식산업센터 누수 1곳 아니라 여러 곳서 심각

이송규 안전전문 / 기사승인 : 2020-08-17 2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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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현대건설이 건설·분양한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 현대지식산업센터의 누수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 측은 관련법 상 보증기간 3년이 지났으나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이뤄지지 않으면 비가 올 때마다 누수가 반복될 것이라고 입주업체들은 지적했다. 국내 굴지의 건설업체마저 ‘비 새는 지식산업센터’를 짓는다면 국내의 어느 업체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중부지방에서 막바지 장맛비가 쏟아진 지난 15일 건설전문가와 함께 문정동 현대지식산업센터를 찾았다. 사흘 연휴 첫날이라서 사무실은 대부분 문을 닫았으나 한쪽에서 건물 관리단 직원과 외부 작업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현대건설의 문정동 현대지식산업센터  A동 1층에 위치한 약국에 지난 15일 천장에서 새는 빗물을 받기 위한 파란색 플라스틱통이 놓여 있다.
현대건설의 문정동 현대지식산업센터 A동 1층에 위치한 약국에 지난 15일 천장에서 새는 빗물을 받기 위한 파란색 플라스틱통이 놓여 있다.

센터 A동 1층에 위치한 약국도 영업을 하지 않았는데 작업자 5명이 누수 보수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바로 위층 베란다를 통해 물이 새서 약국 주인은 비닐을 깔고 큰 통을 놓아두고 있었다. 이곳의 약사는 “5년째 약국을 운영하는데 비 오는 날이면 항상 이렇게 정신이 없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동행한 건설전문가는 “우천시 2층 베란다의 빗물이 슬라브를 통하여 새 천정 판을 오염시키는 것 같다”며 “자세한 원인은 세부적으로 점검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현대건설의 문정동 현대지식산업센터 4층 한 사무실이 외부 베란다보다 낮아 구조상 빗물이 쉽게 들어오도록 되어 있다. 사무실 관계자가 빗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비닐을 덮어 놓았다.
현대건설의 문정동 현대지식산업센터 4층 한 사무실이 외부 베란다보다 낮아 구조상 빗물이 쉽게 들어오도록 되어 있다. 사무실 관계자가 빗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비닐을 덮어 놓았다.

4층에 있는 한 사무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건물 밖 베란다와 사무공간을 나누는 벽 사이로 물이 새어들고 있었다. 사무실 직원은 물을 제거하기 위해 아예 청소기를 놓아두고 있었다. IT벤처 기업답지 않게 사무실 내부는 어지러운 모습이었다. 베란다와 연결된 이 사무실은 높이가 베란다보다 낮기 때문에 방수를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물이 스며들기 쉬운 구조였다.


전문가는 “옥상과 사무공간을 나누는 경계의 방수 턱 하부 조인트에서 누수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사무실 관리단의 방재실 직원은 “휴일인데도 비가 오면 모두가 비상이라 신경이 날카로워져 일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10년 경력의 다른 직원도 “이 센터에서 근무한 지 3년이 되지만 비가 올 때마다 직원들과 함께 비닐을 들고 뛰어다니는 게 창피하다”라고 했다.


현대건설의 문정동 현대지식산업센터 15층 EPS 천장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받기 위해 비닐과 파란색 플라스틱 통을 받쳐두고 있다.  물이 차면 배수하기 위해 파란색의 배관까지 연결해 둔 상태다.
현대건설의 문정동 현대지식산업센터 15층 EPS 천장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받기 위해 비닐과 파란색 플라스틱 통을 받쳐두고 있다. 물이 차면 배수하기 위해 파란색의 배관까지 연결해 둔 상태다.

15층 전기배선 배관 공간인 EPS실마저도 누수가 발견됐다. 옥상의 배관 라인이 슬라브를 관통해서 연결돼 있다보니 틈으로 누수가 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기배선에 빗물이라도 스며들면 언제든지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지하 5층 초고압의 수배전실에서도 누수로 인한 고위험성이 확인됐으나 너무 위험한 상황으로 추가 확인이 필요했다.


현대지식산업센터는 기존 관리단과 신규 관리단이 법적 분쟁까지 겪으면서 시설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장을 안내한 한 직원은 “2달째 급여를 받지 못하다가 최근 겨우 나눠 받았고 지난 10일 급여일에도 입금은 되지 않았다”라고 한다. 이어 “관리단이 다른 회사로 변경되면 고용승계 문제도 걱정된다.”라고 불안해 했다.


매일안전신문이 지난 11일 현대지식산업센터의 누수 문제를 지적하자 센터를 건설·분양한 현대건설은 분양 5년 만에 처음으로 과장급 직원을 보내 현장을 점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하자 보수기간이 법률상 3년이므로 기간이 지나 책임이 없다”면서도 이번 하자에 대해 해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같은 현대건설 측 입장은 국내 굴지의 건설사답지 않게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공사 종류별 하자담보 책임기간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에 따르면 누수 보증기간은 분명히 3년이다.


하지만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방수에 대한 하자보수기간은 5년이다. 현대건설의 도의적 책임 뿐만 아니라 법적 책임까지 남아 있다는 얘기다. 건설산업기본법은 각 사무실이나 주택을 분양하지 않는 상태에서 건축주가 하도급업자에게 하자를 담보할 수 있는 기간을 3년으로 하고 있지만, 분양된 사무실의 소유자가 건설업체에 하자보수를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은 5년으로 돼 있다.


건축전문가들도 현대지식산업센터처럼 이미 분양된 사무실의 방수에 대한 하자 담보기간은 5년이라고 지적했다.


설령 하자 담보기간이 3년이더라도 이미 3년이 지나기 전부터 입주자들의 하자 보수 요청이 있었던 만큼 현대건설이 기간 경과를 이유로 드는 건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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