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조선시대 후궁” 발언으로 후폭풍을 일으켰던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조 의원은 28일 아침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나의 비판이 애초 취지와 달리 논란이 된 점에 유감을 표한다”며 “권력형 성 사건으로 치러지는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에 대해 인신공격과 비하를 한 데 대한 나의 비판 글 가운데 비유적 표현이 본래 취지와 달리 모욕이나 여성 비하로 논란이 되고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여성 의원으로서 여야를 떠나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주장하는 입장에서 비유적 표현이 여성 비하의 정치적 논란거리가 됐다는 자체가 가슴 아프다”며 “다시 한 번 나의 애초 취지와 달리 비유적 표현이 정치적 논란이 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고민정 의원에게도 미안하다. 비유적 표현이 논란이 된 글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해 “조건부 정치”만 한다면서 “단 한 번만이라도 조건이 없는 입장을 밝힐 순 없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오신환 전 의원 등이 비판을 했지만 조 의원은 더 강한 비난을 한답시고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아끼고 사랑한다는 고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경합했던 오 전 서울시장을 향해 조롱했다. 천박하기 짝이 없다”면서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 했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면 더더욱 겸손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며 “선거공보물에 허위 학력을 적은 혐의, 선거운동원 자격 없는 주민자치위원의 지지 발언을 게재한 혐의에도 무탈한 것만 해도 겸손해야 마땅할 일”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2021년 대한민국에서 왕의 첩을 공인해왔던 전근대적 개념으로서의 “후궁”이란 표현은 엄청난 역공을 불러왔다. 동료 여성 정치인을 후궁에 빗대는 것 자체가 비난가능성이 컸다. 더구나 조 의원은 27일 당일 재산 축소 신고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고 의원의 공보물을 문제삼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민주당 소속 의원 43명은 국회 소통관에서 “조 의원 막말 정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동료 여성 의원의 인격을 짓밟고 명백한 성희롱을 자행하는 모습에 참담할 뿐”이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심히 의문스러운 바 스스로 의원직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고 의원도 분에 못 이겨 조 의원에 대해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는 말은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주민들의 판단을 무시한 발언”이라며 민형사상 고소를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 의원은 “인신공격과 막말을 한 사람은 고민정이다. 인신공격과 막말을 비판했더니 민주당이 말꼬리를 잡고 왜곡해 저질 공세를 하고 있다”면서 기세등등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김근식 당협위원장(서울 송파병)마저 페이스북에서 “같은 당 소속이고 같은 지역 출신이지만 이번 조 의원의 발언은 과했다”면서 “청와대 출신 고민정의 특별 대접을 비판하더라도 왕자 낳은 후궁 표현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정치는 말의 예술이지만 말로 망하기도 하는 게 정치다. 촌철살인은 막말을 의미하지 않는다. 조 의원은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해당 글을 삭제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비단 김 위원장만의 쓴소리 뿐 아니라 국민의힘의 상당수가 조 의원의 후궁 발언에 대해 지나쳤다고 여기고 있다. 결국 조 의원은 사과를 했는데 타이밍상 너무 늦었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후궁을 적시하지 않고 품격있는 비판을 할 수는 없었는지에 대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장예찬 평론가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은 1992년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하지만 낙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5년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했고 또 떨어졌다. 이후 종로에서 재보궐로 당선된 것도 잠시 2000년 총선에서 다시 부산 출마를 고집했지만 결과는 냉혹했다”며 “총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2년 뒤 노무현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 총선에서 떨어진 후보는 더 큰 선거에 나설 자격이 없다거나 심지어 땡처리 출마라고 막말로 조롱하는 고민정과 정청래는 1995년과 2002년의 노무현에게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라고 직격했다.
이어 “노무현의 이름을 팔아먹는 자들이 정작 노무현 정신과 가장 멀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왔다. 원래부터 정동영계의 기회주의자였던 정청래는 그렇다치고 나름 초선이라는 고민정이 정청래급으로 노는 걸 보면 친노 어른들이 따끔하게 훈계라도 해야지 싶다”며 “정치를 모를 수는 있어도 노무현을 모르고 민주당에서 국회의원을 한다는 게 참”이라고 고언했다.
장 평론가는 고 의원이 오 전 시장에게 “광진을 유권자들에게도 선택받지 못 한 사람이 서울시민들에게 선택을 받으려고 하는지”라고 지적했던 것에 대해 품격있게 반론을 하면서도 강도높게 일침도 놨다.
장 평론가는 낙선자에 대한 조롱 문제 재반론을 넘어 문재인 정부의 본질에 대해서까지 논지를 넓혔다.
장 평론가는 “사실 노무현 정신의 정반대 대척점에 선 정치인이 바로 문재인”이라며 “문재인은 이승만과 박정희 묘역에 참배하며 우회전 깜빡이를 켰지만 집권 이후에는 국정의 키를 86 운동권에게 내주고 좌회전 드리프트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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