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1. 지난해 4월2일 자정을 막 넘긴 시각. 열차 운행이 종료된 상태다. 술에 취해 1호선 서울역을 찾은 한 승객이 목소리를 높였다. “지하철 운행이 왜 벌써 끊겼냐”. 역직원 A씨는 승객에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방역·소독 등을 위해 단축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객은 막무가내였다. “내가 탈 지하철을 내놓으라”고 했다. 결국 그는 A씨를 폭행하기까지 했다. A씨는 TF 도움을 받아 승객을 폭행죄 등으로 고소다. 사건은 검찰로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2. 지난해 7월13일 오전 8시20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전동차 내부에서 마스크를 안 쓴 승객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지하철 직원 C씨는 승객을 발견하고 정중히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써달라”고 안내했다. 승객은 ”마스크를 쓰고 안 쓰고는 자유”라면서 거절했다. 거듭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는 그는 C씨를 오히려 폭행했다. 승객은 이후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지난해 서울지하철에서 폭언과 폭행 등 감정노동 피해 사례가 176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 평균 14건이다.
2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 역에서 직원을 상대로 발생한 감정노동 피해사례 176건 중 가장 많은 유형은 취객의 폭언‧폭행이었다. 역사나 전동차 내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기물을 파손하는 취객이 대부분이나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는 직원에 대한 폭언‧폭행도 많았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2월 감정노동 피해직원에 대해 업무분리, 심리상담, 고소 진행 시 경찰서 동행, 치료비를 전문적‧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감정노동보호전담TF를 신설, 총 434건의 지원을 했다. 심리상담 69건, 치료비 지원 27건에 247만원, 경찰서 동행 및 전화상담 338건이다.
공사는 감정노동 피해를 당한 역직원을 즉시 업무에서 분리해 심리적 안정을 꾀하고 고소로 이어질 경우 심리안정휴가 3일을 주고 있다. 공사 내 임상심리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진단서 발급비용, 치료비 등 금전적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서울시가 감정노동종사자권리보호센터를 개소하는 등 각 지자체마다 감정노동 업무 종사자를 위한 조직·단체를 신설해 운영에 나섰으나 도시철도 업계에서 감정노동 업무 종사자만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한 곳은 공사가 처음이다.
최영도 서울교통공사 보건환경처장은 “서울 지하철은 하루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거대한 공간인 만큼 고객과의 접점이 많아 감정노동의 빈도와 강도가 매우 높은 편으로, 직원 보호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였으나 여전히 감정노동 피해 사례가 발생 중”이라며 “공사도 제도 보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나아가 시민 고객들께서도 고객과 마주하는 직원들을 인간적으로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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