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들의 쉴권리 보장 위한 휴식벤치,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시범설치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1-04-28 12: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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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어린이대공원에 시범설치된 청소노동자들의 쉼 공간. /서울시 제공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시범설치된 청소노동자들의 쉼 공간. /서울시 제공

[매일안전신문] 서울시가 청소노동자들의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휴식벤치를 시범설치했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청소노동자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쉴 수 있도록 세심히 배려해 디자인한 야외 휴게공간인 ‘휴식충전소 벤치’를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시범설치했다.


넓은 공원을 걸어다니면서 일하는 청소노동자가 걷기에 먼 휴게공간까지 가지 않더라도 벤치에 앉아 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벤치에는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는 발 받침대와 앉아서 휴식할 때 가장 편안한 120°의 등받이가 있다. 외부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온전히 휴식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등받이는 높이고, 청소도구를 보관하는 거치대까지 갖추고 있다. 강한 햇빛을 막아줄 수 있는 파라솔도 함께 설치됐다.


이 휴식벤치는 대학생 고대호씨(23)가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고씨는 다니는 대학교에서 근무하던 청소노동자가 34.6도까지 치솟은 여름 날 창문도 없는 열악한 휴게시설에서 숨진 사건을 계기로 청소노동자들의 소외된 휴게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서울시 디자인 거버넌스’를 통해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실제로 어떻게 휴식시간을 보내는지를 관찰해 아이디어에 반영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설치된 쉼 공간에서 청소노동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설치된 쉼 공간에서 청소노동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어린이대공원 청소노동자 등 이해관계자와 디자인 전문가, 광진구 주민 등 총 107명이 고씨의 아이디어를 놓고 머리를 맞대 벤치 디자인이 최종 완성됐다.


서울시는 ‘청소노동자를 배려한다는 의미에서 더 나아가 당당한 쉼을 주장함으로써 서비스 제공자와 수요자가 명확히 소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디자인 거버넌스’는 시민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직접 제안하고, 시민 투표를 통해 사업을 선정하며, 디자인 개발과 문제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전 과정을 시민이 주도한다. 공공이 디자인을 개발‧공급하는 방식이 아닌, 정책 수혜자인 시민이 중심이 돼 결과물에 대한 현장의 만족도가 더 높다.


서울시는 서울어린이대공원 내에서도 비교적 외부노출이 적은 곳을 ‘휴식충전소 벤치’ 설치장소로 정했다. 지난 3월 1곳에 설치를 마치고 현재 추가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청소노동자 A 씨는 “그동안 근로 중 휴식은 당연한 권리임에도 괜히 위축되고 불편한 마음에 편하게 쉬지 못했다.”며 “지금은 나의 쉬는 시간까지 관심을 갖고 배려해주는 시민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이 디자인으로 구현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휴식충전소 벤치’ 설치와 함께 청소노동자에 대한 시민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도 진행했다. 공원 이용 시민과 청소노동자의 인터뷰를 통해 전해진 따뜻한 에피소드를 10개의 패널로 제작, 공원 곳곳의 벤치에 부착했다. 시민 인식 개선뿐 아니라 청소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일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좋은 디자인은 인간의 심리와 행태에 대한 따뜻한 관찰에서 시작된다. 디자인거버넌스의 주제들은 대부분 공공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거나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민의 ‘절실한 필요’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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