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기업 ‘휴젤’, 중국 기업으로?

이정현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3 11: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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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우리나라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 1위 기업인 휴젤(145020)이 사실상 중국계 사모펀드(PEF)에 매각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휴젤이 GS그룹에 인수되긴 했지만 인수 주체에 중국 자본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휴젤 최대 주주인 ‘LIDAC(Leguh Issuer Designated Activity Company)’는 지난달 25일 GS그룹과 국내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출자한 해외법인 SPC, 중국계 투자회사 CBC그룹,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며 해당 컨소시엄이 회사의 최대 주주로 변경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공개된 경영권 인수 구조에 따르면, 휴젤의 매각 구조는 GS가 전체 인수금의 약 10%를 투자한 전략적투자자(SI)로 인수 주체는 아니다. GS와 휴젤 측이 공개한 경영권 인수 구조를 종합하면 CBC 측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국내 SI GS와 재무적투자자(FI) IMM인베스트먼트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GS와 IMM인베스트먼트는 해외 SPC를 설립해 각각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를 출자했다. 이렇게 모아진 총 3억달러(약 3,400억원)가 CBC가 7월 케이맨제도에 설립한 SPC(아프로디테SPC)로 들어갔다. 아프로디테SPC에서 GS와 IMM인베스트먼트의 지분율은 총 27.3%다. 나머지 72.7%는 CBC 몫이다.


이런 이유로 휴젤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체는 CBC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프로디테SPC를 관리하는 GP(운용역) 업무도 CBC 측이 담당한다. GS 역시 출자 금액이 총 인수 금액의 10% 수준인 점을 고려해 컨소시엄 참여를 통한 ‘소수 지분 투자’라고 밝혔다.


GS가 휴젤의 경영권을 추후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을 확보했는지 여부는 현재 공개되지 않았다. GS의 실제 지분점유가 13%대에 불과하고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도 없다면 사실상 이번 인수전은 국내 1위 보톡스 업체가 중국 기업으로 국적을 바꾸는 것이 된다.


이러한 시장의 SPA 체결 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 역시 “일부에서는 ‘GS가 국내 기술력을 탐내는 외국 자본에 동조한 셈이다’라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휴젤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1위 업체다. 필러 등 단순 미용 제품뿐 아니라 보툴리눔 톡신을 활용한 바이오 의약품, 소아 뇌성마비 및 뇌졸중 치료제 제조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중국계 사모펀드에 최종 매각된다면 국내 핵심 기술 유출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이유다.


물론 아직 단정하긴 이르다. 정부가 보툴리눔 독소를 생산하는 균주를 포함한 보툴리눔 독소 제제 생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고 국내 생산기업의 해외 매각 승인(거부) 시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인수합병 절차를 끝내기 위해서는 산자부의 승인 문턱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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