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먹인 소의 고기, 가장 비싼 정크푸드

이정현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5 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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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이 발달하면서 과거에는 치료할 수 없었던 많은 난치성 질병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에 ‘부자병’, ‘선진국병’ 등으로 불리며 잘 사는 일부만 걸리던 염증성 질환 발병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염증성 질환의 일종인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2010년 2만8162명에서 2019년 4만6681명으로 10년 사이 약 1.7배나 증가했다. 크론병도 같은 기간 1만2234명에서 2만4133명으로 2배나 껑충 뛴 것으로 집계됐다.


● 체내 염증 유발하는 음식 속 오메가6


현대인들에게 염증성 질환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식습관이다. 특히 육류, 튀김, 가공식품, 인스턴트 등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속에 오메가6 지방산이 과잉돼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오메가6는 체내 필요량 이상 존재하면 염증을 유발한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오메가3와 오메가6를 1:4 비율로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미국건강영양센터에 따르면 현대인들의 평균 오메가3와 오메가6 섭취 비율은 1:25 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 오메가6가 얼마나 들어 있길래 오메가3의 수십 배를 섭취하는 걸까. 미국 POS 파일럿 플랜트 코퍼레이션(POS Pilot Plant Corporation)에 따르면, 요리에 흔히 쓰이는 기름의 경우 콩기름은 54%가 오메가6로 이뤄져 있으며, 옥수수유는 57%, 해바라기오일은 71%로 나타났다. 버터의 경우 오메가6가 오메가3의 9배나 많았다.


일주일에 서 너 번 섭취하는 육류에도 오메가6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 있다. 그 중에서도 소고기는 ‘오메가6 덩어리’라고 봐도 될 정도로 수백 배가 들어 있다. 실제로 국내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고기의 지방산 함량을 측정한 결과 오메가3와 오메가6 비율이 1:108까지 치솟았다.


● 옥수수 덩어리로 전락한 소고기, 문제는 사육 시스템


과거 건강 식품으로 여겨졌던 소고기가 건강을 해치는 정크푸드로 전락한 이유는 사육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육류 수요가 높아지면서 풀을 먹고 자라던 가축을 밀폐 공간에 가둬두고 빠르게 키우는 공장식 축산이 생겨났다. 이러한 공장식 축산은 최단 시간에 최대의 체중 증가를 위해 옥수수 등 곡물 사료를 먹이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옥수수의 오메가3와 오메가6 비율은 무려 1:60 이다. 이를 매일 섭취하는 소는 지방에 오메가6가 계속 쌓이면서 면역력이 약화되고 여러 염증성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때문에 공장식 축산에서는 유해 세균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항생제가 필수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동물에 대한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은 내성균 발생을 초래하고, 축산물은 물론 이를 먹는 인간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반면 자연에서 초목을 먹고 성장한 소는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이상적인 1:4 이하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농과대학 신시아 데일리 연구팀이 풀 먹인 소의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 비율을 비교한 결과 풀 먹인 소고기의 평균은 1:1.53 으로 나타났다.


● 인간과 동물 모두를 위한 ‘풀 먹인 소’


이에 풀 먹인 소를 섭취하자 건강에 도움을 얻었다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 한 방송에선 많은 알레르기가 있는 미국의 여성이 풀만 먹인 소에서 짠 우유를 먹기 시작하면서 모든 알레르기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미국 덴버의 심장외과 의사 스티븐 애슐리 박사는 자신의 환자에게 풀 먹인 소고기로 바꿔 먹으라고 권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모든 질병의 근본 원인이 음식이 돼 버린 것은 잘못된 생산 시스템에 기인한다. 동물권과 비건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가 늘고 지속 가능한 미래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지금, 인간과 동물 모두를 위해 ‘풀 먹인 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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