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가 최상급으로 여겨진다. 살코기 사이사이 눈 내린 듯 하얗게 배인 지방이 많을수록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소고기 등급제를 살펴보면, 근내지방도(마블링)가 많을수록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최상급인 1++ 쇠고기는 지방 함량도가 15.6% 이상, 1+는 12.3~15.6%이다.
그런데 과연 마블링이 많은 쇠고기가 정말 ‘고급’ 고기일까.
전문가들은 고지방육만 양산하는 등급제가 과도한 지방섭취로 인해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곡물을 먹인 소에게는 몸에 좋은 오메가3 성분보다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오메가6, 포화지방산 등이 훨씬 많이 들어 있다”며 동맥경화 등의 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텍사스공과대학 레체스카 연구팀이 풀 먹인 소와 옥수수 먹인 소의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의 평균 농도를 비교한 결과, 풀 먹인 소는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1:2.78인 것에 반해 옥수수 먹인 소는 1:13.6으로 오메가6 함량이 약 5배나 높았다.
이처럼 오메가6 섭취량이 증가할 경우 흰색 지방 조직과 만성염증을 유발해 비만, 제2형 당뇨병, 심장질환, 대사증후군, 혈관질환 등과 더불어 암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 2019년 생리학 저널 ‘The Journal of Physiology’에는 임신 중에 오메가6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임신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고 아기의 성장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본래 풀을 먹어야 하는 소가 곡물을 먹어 각종 질병이 발생한다는 문제도 있다. 마블링이 생기는 과정만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마블링은 간에 기능이 손상되고 대사기능이 거의 마비돼야만 지방이 근육을 침투해 생기게 된다. 때문에 소를 사육할 때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항생제는 사람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과 한국비용편익분석연구원에서 축산물에 오염된 항생제 내성 식중도균(살모넬라, 캄필로박터)이 한 해 동안 일으키는 식중독 환자 수를 추정한 바에 의하면, 축산물 섭취 후 살모넬라 식중독에 걸린 환자는 연평균 743명, 캄필로박터 식중독 환자는 215명으로 집계됐다.
마블링이 많아야 최고급이라는 소고기 등급. 알고 보면 건강을 위험하게 만드는 일등 공신 중 하나이다. 따라서 개인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마블링 없는 살코기를, 또 옥수수 등 곡물 사료를 먹인 소 대신 풀 먹인 소고기로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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