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정부채무탕감제도, '무조건 탕감'은 없다

이경창 변호사 / 기사승인 : 2026-06-25 10: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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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장기 연체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채무자가 늘면서 정부채무탕감제도를 찾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채무조정 관련 제도의 신청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것은 혼자 힘으로 빚을 풀기 어려운 서민들이 공적 지원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정부가 빚을 깎아준다'는 말만 믿고 막연히 접근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제도마다 대상과 요건이 엄격히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정부채무탕감제도는 사실상 상환 능력을 상실한 저소득·장기 연체자의 원금 일부를 감면해 재기를 돕는 공적 제도를 통칭한다. 모든 채무를 일괄 면제하는 것이 아니라 소득과 재산 심사를 거쳐 갚을 능력이 없다는 점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감면이 이뤄진다.

활용할 수 있는 제도는 연체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연체 초기라면 신용회복위원회의 신속채무조정과 프리워크아웃으로 이자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연체가 길어졌다면 개인워크아웃으로 원금 감면을 기대할 수 있다. 경제적 위기로 채무 불이행 상태에 놓인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은 새출발기금을 통해 요건 충족 시 원금을 최대 80%, 취약계층은 9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문제는 채무 규모와 연체 기간, 소득·재산 수준에 따라 유리한 제도와 감면 폭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기준에 맞지 않는 제도를 무턱대고 신청하면 시간만 허비하고, 그사이 연체가 길어지면 활용 가능한 선택지마저 좁아진다. 같은 채무라도 어떤 제도를 어떤 순서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개인회생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별 소득·재산·연체 이력을 따지지 않고 무턱대고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것보다, 정부채무탕감제도를 포함한 여러 경로를 정확히 진단한 뒤 방향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무법인 예일법조 빚지움 이경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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