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눌수록 받는 게 더 많은 기분" ‘스팟&스팟맨’ 윤감주·박성재 대표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3-11-07 09:45:24
  • -
  • +
  • 인쇄
▲ 왼쪽부터 박성재, 윤감주 대표 (사진=박성재, 윤감주 대표)

[매일안전신문] 전북 익산시 부송동에서 남녀 빅사이즈 의류 매장 ‘스팟&스팟맨’, 브런치 카페 ‘브워프(BWARF)’를 운영하는 윤감주, 박성재 부부에게 계절이 바뀌는 것은 ‘기부할 때’가 됐음을 뜻한다. 매년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를 실천하며 지역 사회에 본보기가 되고 있는 부부는 나눔 문화 확산에 이바지한 공로로 지난 7월 익산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7일 <매일안전신문>과 만난 윤감주 대표는 “과분한 상”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윤씨는 “평생 봉사활동에 헌신하다가 소천한 친할머니의 유지를 따르고 있을 뿐”이라며 “아이들에게도 우리가 물려줄 수 있는 건 부(富)가 아닌 믿음, 성실, 베풂뿐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Q. 기부에 본격적으로 나서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사업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기부에 대한 갈증이 커졌어요.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친할머니는 늘 ‘원래부터 내 것이었던 건 없다’며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거든요.

할머니는 평생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분이셨어요. 적십자에서 천애재활원(더 홈)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급식 봉사를 다니셨으니까요. 봉사에는 꼭 저를 데리고 가셨는데, 매일 300인분이 넘는 음식을 하고, 사비를 들여 봉사하시는 할머니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기부는 ‘언젠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지난 4월 전국 최초로 ‘부부 초록우산 챌린저스’에 위촉돼셨어요

초록우산 챌린저스는 자신이 속한 단체, 지역 사회에서 주거빈곤 아동들을 돕기 위한 100명의 그린 천사를 모집하는 캠페인이에요. 가입하면서도 알게 됐는데 저희가 전국 첫 ‘부부 챌린저스’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고, 뜻깊게 생각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아이들 후원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위촉 이후 열심히 노력해서 올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118명을 모집한 챌린저스가 됐어요.

Q.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인연이 남다르신 것 같아요

남다른 것까진 아니고요(웃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익산후원회를 통해 기부를 자주해요. 제가 후원회 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고요. 지난해 11월에는 1500만원 상당의 여성 의류를 저소득 가정에 기부했고, 지난 1월에는 군산 짬뽕라면 80박스(312만원 상당)를 드림스타트 아동, 성애모자원, 새소망 단기 보호 시설 등에 전달했어요.

익산후원회는 제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윤은경 부회장님 추천으로 들어가게 됐어요. 그러다가 유기달 후원회장님까지 알게 됐는데, 나눔 정신 직접 삶 속에서 실천하시는 회장님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활동에 더 애착이 생기더라고요. 윤 부회장님, 유 회장님 외에도 정말 좋은 분들을 후원회 활동으로 많이 알게 됐어요.

Q. 굉장히 다양한 곳에 나눔을 실천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만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더라고요. 매년 사계절마다 노인종합복지관, 미혼모센터, 사회복지관 등에 의류 등을 기부하고 있어요. 지난 3월에는 익산시 노인종합복지관에 460만원 상당의 봄 신상 의류를 기부했는데, 친할머니가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Q. 할머님과 가까운 사이였나 봐요

A. 할머니는 제 인생의 멘토이자 롤모델이에요. 늘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세상, 네가 가진 것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힘든 사람들과 나누면서 살아야 된다’고 하셨어요. ‘콩 한 쪽도 나눠 먹는 게 세상의 이치’라며 당신 것을 다 내주시고도, 또 나눌 게 없는지 찾는 분이셨죠. 저는 할머니에게 받은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을 뿐이에요.

Q. 올해 1월에는 어르신들께 백설기 200인분도 기부하셨더라고요

옛날부터 백설기 같은 ‘하얀 떡’은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라며 신성하게 여겨졌어요. 설 명절을 앞두고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이 2023년 새해에는 더 행복하게 지내시라는 뜻을 담아 부송종합사회관에 백설기 200인분을 전달했어요.

▲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팟, 스팟맨, 브워프 매장 전경 (사진=박성재, 윤감주 대표)

Q. 미혼모들을 위한 나눔도 꾸준히 실천 중이세요

스팟&스팟맨을 개업한 뒤 빅사이즈 고객만큼 미혼모 고객들이 많이 찾아왔어요. 이 분들 얘기를 듣다가 보니까 저도 두 아이 엄마인 입장에서 아이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너무 아름답게 다가오더라고요.

동시에 남편 없이 혼자 모든 걸 뒷바라지하려면 ‘철인’이 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2021년부터 미혼모들을 위한 기부를 시작했어요. 익산 모현동에 전북 최초의 미혼모 자가 복지 시설 ‘기쁨의 하우스’가 생긴 지 1년이 지난 시점이었죠. 주로 아기 의류와 엄마들을 위한 임부복, 계절 신상을 사계절 구매·제작해서 매 계절 기부하거나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어요.

Q. 관련해 새로운 도전도 준비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한방 미용학 공부를 시작했어요. 한방 미용학은 전통 한의학과 미용을 접목한 실용 학문인데요. 저희 부부가 지난 3월 ‘브워프’라는 브런치 카페를 열었어요. 그런데 가게 안에 유휴 공간이 있거든요. 거기에 네일숍을 운영하면서 미혼모들을 채용해 강사로 양성하려고 해요.

Q.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아요

사실 아이디어는 남편이 먼저 제안했어요(웃음). 미혼모들이 센터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기간이 1년이에요. 1년이 지나면 나와야 되는 거죠. 남편이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말고 미혼모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방법을 찾자’고 말하더라고요. 고민을 거듭하다가 네일아트 자격증 취득이 떠올랐죠.

Q. 남편분도 기부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들었어요

저희 남편은 늘 곁에서 말없이 제 편이 돼 주는 키다리 아저씨예요. 아이디어도 많고, 무엇보다 박학다식해요. 남편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 2호 챌린저스, 익산 1호 챌린저스로 활동하고 있어요.

Q. 의류 매장에 카페까지 오픈하신 걸 보면 사업 수완이 좋으신 것 같아요

사실 브워프는 스팟&스팟맨 때문에 개업하게 됐어요. 스팟&스팟맨 매장이 예약제로 운영되다 보니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오시는데, 주변에 먹고 마실 곳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따뜻한 차나 샌드위치라도 대접하고 보내 드리고 싶어서 개업을 결심한 거죠.

저희 부부의 신조가 ‘뭐든지 최선을 다하자’예요. 최선을 다하면 진심이 통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브워프도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특히 많은 분이 저희를 좋게 봐주시다보니 더 잘 되는 것 같아 감사했어요. 그래서 브워프를 오픈할 때도 지인들에게 개업 화환 대신 쌀을 보내 달라고 했어요.

Q. 왜요?

저는 제가 아무리 좋은 물건을 갖고 있어도, 저보다 더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 분에게 돌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내 거라고 쥐고 있는다고 내 것이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처음부터 기부할 생각으로 화한 대신 쌀을 받겠다고 했죠. 최종적으로 들어온 쌀이 300㎏가 조금 넘었는데, 여기에 사비로 110㎏를 추가 구매해서 500㎏(140만원 상당)를 익산시 삼성동사무소를 통해 시내 저소득 취약계층에 전달했어요.

Q.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저도 사람인지라 계절마다 작게는 몇백에서 크게는 몇천이 기부로 나가다 보니 걱정이 컸죠. 그런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부하다 보니 내가 가진 모든 게 다 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상하게도 그 다음부터 너무 행복해졌어요. 나눌수록 내가 더 받는 게 많아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무엇보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온전히 나로서 더 단단해지는 것 같아 열심히 살게 됐어요. 제가 가진 게 엄청나게 많아서 기부를 하는 건 아니에요. 저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고, 묵묵히 살아내다 보니 가게를 찾아오시는 많은 고객과 주변 응원에 힘을 내게 됐어요. 제 성공은 저 혼자 이뤄낸 게 아니니, 제가 받은 만큼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돌려줘야죠. 부끄럽지만 이런 삶에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Q. 스팟, 스팟맨은 지난 8월 ‘착한가게’로 지정되기도 했어요

착한가게는 매달 최소 3만원 이상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면 지정돼요. 금액을 떠나 소외된 이웃을 꾸준히 도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가입했어요. 적은 금액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저희 부부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쁘죠.

Q. 앞으로 계획이 궁금해요

일단 본업을 잘해야죠(웃음). 스팟&스팟맨은 우리나라에 몇 없는 빅사이즈 전문 퍼스널 스타일링업체예요. 방문하시는 모든 고객님의 사이즈와 체형을 분석해 가장 잘 어울리는 코디를 추천해드려요. 고객님의 정보는 모두 보관하기 때문에 언제든 재방문하셔도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수선, 구매하실 수 있어요.

매장은 100%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요. 저희 고모가 정신 지체가 있으셔서 조카인 제가 신랑과 함께 모시고 있는데, 신체나 정신이 불편한 분들은 일반 매장에서 옷을 사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너무 잘 알아요. 그래서 이런 분들도 편히 매장을 찾아 옷을 살 수 있도록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요.

가게 오픈 이후 맞는 옷이 없어서 돌아가신 분은 한 분도 없어요. 전화 예약만 주시면 맞춤 제작은 물론 수선비까지 추가 비용 없이 진행하실 수 있어요. 앞으로도 ‘옷’이 아니라 ‘스타일’을 판매한다는 생각으로 여성, 남성 빅사이즈 고객들에게 프라이빗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매일안전신문 / 이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진수 기자 이진수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