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정산주기 단축 규제 부작용 우려...학계 "다각도로 검토 필요"

강수진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2 17: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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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타워 2층 사파이어홀에서 '정산주기 단축 규제의 경제적 영향 토론회'가 열렸다.

 

[매일안전신문=강수진 기자] 정부가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을 통해 유통업체 정산주기 단축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학계에서는 급격한 정산주기 단축이 오히려 중소 납품업체 손해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벤처창업학회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타워 2층 사파이어홀에서 ‘정산주기 단축 규제의 경제적 영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정산주기 규제의 경제적 효과를 객관적 데이터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는 이우진 한국벤처창업학회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유병준 교수가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정산주기 단축 규제의 경제적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단국대 정연승 경영대학원장을 좌장으로 전성민 가천대 교수,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본부장, 정신동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이 참여하는 토론이 진행됐다.

앞서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에 이어 올해 홈플러스 사태 당시 판매자들이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업계에서는 정산주기 문제가 근본원인으로 지목돼 공정거래위원회는 납품사의 원활한 자금 회전을 돕기 위해 유통사 대급 지급 기한 단축을 연내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정부가 추진 중인 ‘정산주기 단축’에 대해 유병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취지는 좋으나 규제가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 교수는 정산주기 단축이 이커머스 시장과 입점·납품업체(중소상공인)에 미치는 영향을 에이전트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정량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정산주기 단축으로 일어날 문제들에 대해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매입 정산주기가 현행보다 단축될 경우, 유통사의 유동성 자금에 대한 압박으로 되돌아와 유통업체들이 매입량을 줄이면 피해는 중소 납품사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

또 플랫폼 비용 압박이 커지며 기업이 재고비용 감축을 우선해 상품 종류와 수를 줄일 가능성이 큰데 이는 소상공인들의 기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다양한 품목을 다량으로 저렴하게 제공 가능한 대형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원이 제한된 소상공인의 입점 품목 및 발주량이 줄어들어 결국 대형과 중소형업체의 거래액 격차가 커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유 교수는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 점유율과 독점화 지수도 정산 주기가 단축되면 16.4%나 오른다”며 “플랫폼의 독과점이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계는 이번 규제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우려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정산 압박으로 유통업체는 재고 부담이 적은 대기업 위주로 거래를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이는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며 “또 구매 철회 기한(90일)보다 정산(60일)이 빠르면 환불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워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고, 플랫폼이 재원 마련을 위해 카드 할인이나 쿠폰 지급 등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은 정산주기 단축이 플랫폼의 사업 모델, 이커머스 시장 구도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다각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차등적 정산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프라인은 상위 20% 입점업체 매출이 전체 매출을 좌우하지만, 온라인은 절반도 차지하지 못하고 하위 다양한 상품들이 매출을 일으키는데 규제를 도입하면 이들이 먼저 피해를 보게된다”며 “직매입과 중개형, 재무능력과 규모를 차등화해 유동성 위기에 대비할 시간을 제공하고 성장 가능성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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