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과 2019년의 강원도 산불 대응 무엇이 달랐나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0-05-06 1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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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5년 4월4일 오후 11시50분쯤 강원도 양양군 화일리 도로변. 화일리에서 물갑리로 이어지는 2차선 도로를 달리던 주민이 불길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다. 17개 마을과 250㏊의 산림을 초토화한 산불의 시작이었다. 1300년 고찰 낙산사가 화마에 휩싸여 잿더미로 변할 줄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2. 그로부터 정확하게 14년이 흐른 2019년 4월4일 오후 7시17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도로 옆. 변압기에서 갑자기 치솟은 불씨가 삽시간에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초속 7m의 강풍으로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불은 고성 뿐만 아니라 속초와 강릉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축구장 700개가 넘는 산림 500ha가 화마에 휩싸였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제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홈페이지>


강원도 여러 지역에서 한꺼번에 발생한 피해이지만 이 정도로 막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나마 피해를 최소한 한 것은 무엇보다 재빠르고 체계적인 대응을 꼽을 수 있다.


소방당국은 지난 4일 산불이 나고 20분이 조금 지나 바로 1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9시44분에는 최고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전국 소방서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소방력을 총동원하는 조치다. 당일 저녁 소방차 872대와 헬기 20대가 출동했다. 소방차 수십대가 5일 새벽까지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달렸다. 2017년 6월 개통된 고속도로의 덕을 톡특히 본 셈이다.


14년전 양양 산불 때보다 5배 많은 소방차와 소방관이 투입되어 양양 산불보다 19시간 빨리 진화할 수 있었다.


소방청 뿐만 아니라 군과 지자체, 산림청 등 유관기관의 공조와 협력도 빛났다. 대응 3단계로 격상되자 청와대가 NSC 국가위기관리센터에 전 직원을 비상대기시켰고 문재인 대통령은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총력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2005년 노무현정부에서 민정수석으로서 양양 산불 진화과정을 경험했을 것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당시 국무총리로서 국정을 책임지는 한 축이었다는 점이 공교롭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꼼꼼하고 치밀하다는 평가 그대로 이번 산불 대응과정에서도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다. 현장을 찾아 진두지휘하고 기자들이 사용하는 취재수첩에 적은 꺠알 메모가 화제가 되었을 정도다.


퇴임을 눈앞에 둔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도 현장에서 진화와 수습에 힘쓰나라 퇴임식도 미처 가지지 못했다.


무엇보다 밤새 산불을 끄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일한 소방대원들이 일등공신이었다. 피곤함에 바닥에 누워 잠시 눈을 붙인 소방대원들의 모습은 국민을 감동시켰다. 특수진화대원 330명이 하루 일당 10만원을 받는 계약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가직으로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강원도 산불은 주민들에게 큰 상처와 피해를 남겼지만 재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깊은 교훈을 남겼다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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