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클럽 갔던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부모의 절규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0-05-06 22: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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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발생한 스타렉스 승합차와 카니발 승용차 추돌사고 현장에서 119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인천소방본부제공) 뉴스1


축구클럽에 간다고 나간 초등학생들이 씨늘한 주검으로 부모 품으로 돌아왔다. 부모는 마음이 찢어진다. 생떼같은 내 자식이 먼저 갔으니 그 마음이 오죽하겠는가. 부모는 분노했다. ‘내 자식이 왜 그렇게 갈 수밖에 없었느냐’고. 우리 사회에 던지는 묵직하면서 슬픈 질문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진 한 청원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축구클럽에 축구한다고 차량에 태워 보낸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려진 국민청원은 22일 10시 현재 21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달 24일 올려진 청원이 마감(23일)을 하루 앞두고 답변 요건인 ‘20만명 이상’을 채운 것이다.


청원인은 지난달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사거리에서 발생한 축구클럽 승합차 사고 희생자의 부모다.


지난달 15일 오후 7시 58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사거리에서 축구클럽 소속 초등학생을 태운 스타렉스 승합차와 카니발 승용차가 추돌했다. 축구클럽 코치 A씨는 이날 시속 84㎞로 운전하다가 황색 신호를 늦게 보고 사거리에 진입했다가 승합차를 들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A군(8) 등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당시 24세 초보운전 청년이 노란색 출구클럽 승합차를 몰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유난히 운전기사가 자주 바뀌어도, 지도하는 코치가 자꾸 바뀌어도, 학생들 관리가 전혀 안 되는 것 같아도, 축구를 배우는 게 아니라 동네 형이 놀아주는 것 같아도, 차를 타는 시간이 비합리적으로 길어도, 책임 묻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만 생명은 지켜줬어야죠. 3년전에 면허 따고 올해 1월에 제대해 초보운전인 24살 청년을 알바로 고용해 운전시키지는 말았어야죠. 늘 데려다 주는 사람이 일정치 않았으면 제대로 된 교통 보험이라도 들어났어야죠. 24살짜리한테 운전시키면서 30살부터 적용되는 책임보험이라니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인은 날벼락 같은 사고로 8년의 짧은 생을 마감한 자식들이 작은 책임이라도 있는듯 보는 사회를 원망했다. 그는 “저희 아이가 가장 먼저 숨졌다고 했다. 경황이 없는 중에 사진 찍어두었는데, 허리와 배에 안전벨트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끝까지 엄마 말 잘 들었더라구요”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제가 가만히 있으면 이 시한폭탄을 제거하지 못할 것 같아 청와대에 묻는다”면서 “어린 생명에 대한 안전대책, 근거법 마련에 대통령님을 비롯한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청원인은 “구구절절한 사연을 다 적을 수 없어 원본을 링크한다”면서 블러그 글을 연결했다.


아이가 피해자 중 한명인 ‘○○엄마’는 이 블러그에서 알바생을 운전사로 고용해 쓰는 축구클럽 안일함, 사고 초기 탑승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축구클럽의 우왕좌좡, 아이의 사망원인조차 제대로 얘기해 주지 않는 병원의 야속함,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것처럼 쉽게 판단해 버리려는듯한 119구조대의 편의적 태도 등을 문제삼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 아들은 이미 죽었고 제가 무엇을 한다고 해도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서 “8년밖에 못 산 아이, 그렇게 죽고도 세상이 그대로면 안되니까, ○○이 친구들을 계속 그 위험에 두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다 팽개치고 싶은 마음을 추스리며 글을 쓴다”고 글을 맺었다.


학생들이 탄 차량은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의무를 강화한 이른바 ‘세림이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서 어린이 승·하차시 안전을 확인하는 보호자를 두지 않았고 관할 구청과 교육청에도 등록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지난 20일 피해아동 부모들과 함께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아이들이 타고 있던 노란 셔틀버스는 어떠한 법도 적용되지 않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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