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모 아파트단지에서 도로변 상가쪽과 가까운 아파트 옥상문은 잠겨 있는 경우가 많다. 인근 중고교 학생들이 가끔 올라가 아래로 우유팩 등을 던지는 일이 발생하자 옥상 진입을 막아둔 것이다.
서울시내 아파트 상당수가 옥상문을 잠궈 두는 현실이다. 투신이나 투척 등 크고작은 사고를 막기 위해서일 것이다.
근본적인 질문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아파트 옥상문의 용도는 무엇일까.
청소 등 아파트 관리 목적으로 옥상에 갈 일이 있을 때 사용하기 위해서일까. 곤도라 같은 시설물을 설치할 때 필요해서일까.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엑시트’ 흥행 덕에 많은 국민들이 옥상문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
영화에서 온 도시에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퍼진 상황에서 건물에 갇힌 사람들이 옥상으로 대피를 시도하지만 안타깝게도 옥상문이 잠겨 있다. 열쇠는 1층 로비에 있다. 주인공 용남은 대학 시절 산악클라이밍 동아리 경험을 살려 옥상으로 올라간다.
그렇다. 옥상은 비상시 대피공간이기도 하다.
지난 3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역 근처에 5층 규모로 신축중이던 롯데몰 공사현장 4층에서 불이 났다. 건물에 있던 작업자 등 62명은 옥상 등으로 긴급대피해 119소방대에 의해 무사히 구출됐다.
당시 옥상문이 잠겨있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지난 7월 일본의 쿄토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화재 당시 옥상으로 가는 문이 잠궈있어 옥상 입구에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하면 지상으로 탈출하는 게 최상의 방법이다.
하지만 거주하는 아파트 아래층에서 화재가 난 경우에는 지상으로 대피하기 어렵다. 옥상으로 대피하는 수밖에 없다.
건축법 제49조에 따르면 복도, 계단, 출입구, 그 밖의 피난시설과 저수조, 대지 안의 피난과 소화에 필요한 통로를 설치하여야 한다.
그런데 아파트 옥상 입구의 문이 잠겨있다면? 화재 상황에서 경비원이 와서 문을 열어줄 리는 없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을 폐쇄하거나 훼손하는 행위’,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주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아파트에서는 방범과 관리 등 목적을 위해 옥상문을 닫아두고 있다.
요즘 신규아파트에 설치되는 비상문자동개폐장치가 대안이 될 수 없을까.
정부는 2016년 2월 29일 이후 신축되는 주택단지 옥상 출입문에 비상문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하는 법안을 신설했다. 평상시에는 문이 잠겨 있다가 화재 등 비상시 소방시스템과 연동돼 잠김 상태가 자동으로 풀려 문이 개방되는 식이다.
지난달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5층 이상 건물 옥상을 반드시 개방하거나 비상문자동개폐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이른바 ‘엑시트법’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문제는 화재가 발생하면 비상전원마저도 가동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개폐장치가 오히려 감옥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평소에도 수동으로 옥상문을 열 수 있도록 해 두되 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경비실에 신호가 전달되어 경비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조언한다.
아파트는 다수가 생활하는 공동체 공간이다. 생활하기에 아주 편리하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본인 혼자만 아무리 잘 하더라도 이웃 주민 한 명이 실수하면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
안전대책은 실수하는 것까지 막아주는 ‘어리석음 방지장치(Fool proof system)’가 되어야 진정한 안전장치이다. 고의가 아닌 실수로 잘못했을 경우까지 고려해 안전 장치를 해야한다는 뜻이다.
개인의 안전의식을 고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걸맞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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