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한파 ‘산불’ 물이 얼어 “진화에 애로사항 많다”

박효영 / 기사승인 : 2021-01-07 12: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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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6일 아침 6시13분 즈음 경북 영덕군 창수면 오촌리의 한 야산에서 산불이 났다. 불은 11시간만인 17시44분에 진화됐다. 전국에 불어닥친 강추위 때문에 산불 진화 작업은 고단했다고 한다. 임야 6.5헥타르(1만9662평)를 태운 만큼 보통의 산불들에 비해 큰불이기도 했다. 동원된 인력은 산림청. 영덕군청, 영덕소방서, 육군 50사단 등 560명이나 됐고 헬기 14대, 산불 진화차 등이 투입됐다.


오촌리 산불 현장의 모습. (사진=산림청)
오촌리 산불 현장의 모습. (사진=산림청)

무엇보다 △산불 확산 면적이 드넓었고 △소나무 숲이 형성돼 있었고 △맹추위에 주변 저수지가 얼어 용수가 쉽지 않았고 △물을 부을 때도 순식간에 얼어버리는 등 진화 작업 자체가 만만치 않았다.


산림청은 6일 밤까지 잔불이 혹시나 되살아나지 않을까 모니터링을 했다. 특히 산림청은 이날 새벽 1시 오촌리와 1km 떨어진 지점에서도 산불이 났다는 점에 천착해 방화를 의심하며 경찰과 합동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영덕소방서 이희윤 현장대응단장은 7일 오전 매일안전신문과의 통화에서 “가장 애로사항이 큰 것은 추운 날씨 때문에 동결되는 것”이라며 “호스나 이런 게 어제만 해도 야간에 잔불 진화 작업을 하고 싶어도 호스가 동결되니까 방수(물을 흘려 보냄)를 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시군에 잔불 정리조나 감시원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거듭해서 “가장 큰 게 동결이다. 어느 현장에 가도 호스 자체도 얼어버린다. 배관이나 이런 게 얼어서 그게 가장 뼈아프다. 호스에다 계속 물을 흐르게 하면 되는데 그게 또 안 되지 않은가?”라며 “물 공급이 중단될 수 있고 호스를 이동시켜야 할 수도 있고 그래서 잠시라도 물을 안 틀면 호스 자체가 얼어버린다”고 토로했다.


영덕군 창수면의 한 산에서 불이 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산림청) 
영덕군 창수면의 한 산에서 불이 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산림청)

오촌리 산불 진압 때에는 너무 건조해서 바닥의 속불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 단장은 “어제는 기온이 너무 낮고 건조해서 힘들었다. 보통 산불이 나면 바람이 많이 불고 낙엽이나 소나무에 비화(튀어 박히는 불똥)도 많이 되고 그래서 진화가 어려운데 어제는 바람이 그리 많이 불진 않았다”면서도 “위쪽에는 화재가 비화되는 게 없어서 헬기들이 많이 동원해서 방수를 했지만 밑에 바닥이 전부 건조하니까 낙엽이나 이런 데에 속불이 붙으니까 물이 침투가 안 되는 것이다. 인력들이 전부 도구로 뒤집어서 진화해야 되는 상황이라 장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오촌리 산불 현장에서 50사단 장병 50여명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50사단) 
오촌리 산불 현장에서 50사단 장병 50여명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50사단)

헬기가 물을 뿌릴 때도 얼어버려서 어려움이 많다.


이 단장은 “헬기도 2~300미터 상공으로 올라가서 물을 뿌리면 많이 동결된다. 물을 방수하고 저수지에서 흡수하는 도중에도 흡수구 배관쪽으로 동결이 와서 수리를 하기도 했다”며 “고공에서 방수를 하더라도 300미터 상공이면 기온이 급격히 낮아져서 고드름처럼 방울 방울이 되어 화재 곳곳에 침투가 잘 안 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풀어냈다.


더구나 소나무 숲이 우거져있으면 비화 불씨가 계속 날리기 때문에 또 하나의 애로사항으로 작용한다.


창수면 산불로 인해 연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창수면 산불로 인해 연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러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산불 진화에 물이 주로 쓰이겠지만 소화기 약재를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산불 대응용 물을 별도로 저장하거나 물이 얼지 않도록 동결방지제를 첨가하는 방법도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물 말고 소화 약재를 사용해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산 중간 중간 산불 화재가 잦은 곳에 소화 용수를 별도 저장하거나 얼지 않게 부동액을 넣어서 동결 방지 조치를 해서 사용하도록 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만 별도의 공간에 명확히 표시를 해야 하고 특히 산불 진압하는 유관 부처들 간에 정보를 충분히 공유해야 한다”며 “헬기가 물을 뿌릴 때도 물에 증점제나 동결방지제를 첨가하면 물이 덜 얼어서 소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단 동결방지제가 상공에서 분사될 때는 효과가 약할 수 있어서 연구개발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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