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업체 前 대표들이 무죄받은 이유는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1-01-12 16: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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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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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자사의 가습기 살균제에 유해 물질을 포함해 사상자를 발생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업체 대표들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공소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2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가 폐질환이나 천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CMIT, MIT는 1960년대 말 미국 롬앤하스가 개발한 유독 화학 물질이다. 미생물 증식을 방지, 지연해 제품 변질을 막는 효과가 있어 살균 보존제 성분으로 쓰인다.


두 물질은 앞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 당시 제조사 관계자들의 유죄 판결 근거가 됐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과는 다른 성분이다.


재판부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환경부 실험 결과,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가 CMIT 및 MIT 성분이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인정 기준은 근본적으로 PHMG 및 PGH 피해 사례로부터 도출된 것인데 물질 성분이 상당히 다른 CMIT 및 MIT 살균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한 사회적 참사였고 이를 바라보는 심정은 안타깝고 착잡하기 그지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재판부가 2년동안 심리한 결과 CMIT 및 MIT 살균제는 유죄 판결을 받은 PHMG 및 PGH 등과는 성분에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CMIT, MIT는 1991년 SK케미칼이 개발해 가습기 살균제, 구강 청결제, 화장품, 샴푸 등 여러 생활화학제품이 사용돼 왔다.


해외에서 CMIT, MIT는 독성 물질로 분류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1991년 CMIT, MIT를 ‘산업용 살충제’로 등록하고 2등급 흡입독성물질로 지정했다.


우리나라는 일반 화학 물질로 분류되다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발생 이후엔 2012년 환경부에 의해 유독 물질로 지정됐다.


다만 사용을 전면 금지하진 않고 희석해 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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