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 기술의 진보가 경영 효율성이라는 미명 하에 인사관리의 전권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인력 구조조정이나 자동화된 의사결정에 의한 해고는 이제 공상과학이 아닌, 대한민국 경영진이 마주한 가장 위험하고도 실질적인 법적 화약고이다. 하지만 혁신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알고리즘 해고'를 무비판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회사를 거대한 법적 파국으로 몰아넣는 자폭 행위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AI 해고, 기술적 효율인가 '법적 사각지대'의 함정일까?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경영진이 "AI가 저성과자로 분류했으니 정당한 해고 사유가 되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준비 없는 AI 해고는 명백한 법적 리스크이며 재앙의 시작이다. 우리 근로기준법은 해고에 있어 '정당한 이유'를 엄격히 요구한다. AI가 산출한 결과값이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그 과정이 불투명(Black box)하거나 편향되어 있다면 이는 법원에서 '사회통념상 타당성이 결여된 인사권 남용'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데이터 학습 과정에서 발생한 성별, 연령, 노조 활동 여부에 따른 '알고리즘 차별'이 개입되었다면, 이는 단순한 부당해고를 넘어 징벌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는 사안이다.
근로기준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이 충돌하는 지점은 어디일까? AI에 의한 해고 결정은 다음 세 가지 법적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 (근로기준법 제27조):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함에도 "AI 알고리즘의 종합 점수 미달"이라는 추상적 사유는 법적 효력이 없다.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거부권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의2): 정보주체는 자신의 권리나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완전히 자동화된 결정'에 대해 거부하거나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경영무능력의 객관적 입증: AI의 평가 지표가 근로자의 실제 업무 성과를 공정하게 반영했는지에 대한 입증 책임은 전적으로 '사용자'에게 있다. 만약 회사가 알고리즘의 세부 로직을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이를 입증 책임의 방기로 간주하여 근로자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Action Plan': 법적 파국을 막기 위한 기업의 대응 AI 도입은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공격당하지 않는 시스템'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 전면 개정: AI 평가 결과가 인사 조치에 활용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그에 따른 이의신청 절차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Human-in-the-loop' 원칙 고수: AI는 보조 도구일 뿐이다. 최종 해고 결정은 반드시 숙련된 인간 관리자의 검토를 거쳐야 하며, 그 판단 근거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알고리즘 편향성 정기 검토: 특정 집단에 불리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는지 기술적·법률적 감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 법무법인인사이트 손익곤 노동법전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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