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사 비파괴검사 용역 입찰 불만 고조②] 비파괴검사 용역 카르텔, 실적 과다 업체만 수주 독차지?

강수진 기자 / 기사승인 : 2023-09-06 10: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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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비파괴검사협회·업계“엔지니어링사업자선정기준 변경되어야”
▲ 엔지니어링 사업자 선정에 관한 기준 '별표' 사업수행능력의 평가항목별 평가내용 캡처

 

[매일안전신문=강수진 기자] 국내 가동 중인 발전소는 1~2년 주기로 정비한다. 각 부품에 대해 비파괴 검사를 실시하여 건전성을 평가하고 있는데 이때 비파괴 검사 용역 수행사는 입찰을 통해 선정되고 있다. 비파괴 검사 용역 수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인 ‘엔지니어링사업자선정기준’에 따라 각 발전소에서 사업수행능력평가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적격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사단법인 한국비파괴검사협회와 회원사들은 엔지니어링사업자선정기준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평가 항목이 특정 업체에게만 유리한 구조로 되어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유사 엔지니어링사업의 수행실적 평가 방식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발주 규모와 상관없이 몇백억원의 실적을 가진 업체끼리 줄세우기식 평가를 하여 실적이 가장 많은 업체가 실적평가에서 계속 1순위를 차지해 실적이 적은 업체는 수주의 기회가 아예 없다는 것이다.

이에 협회와 업계 측은 엔지니어링사업자선정기준을 개정해 실적은 적지만 기술력과 경쟁력을 가진 업체에게도 수주의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 협회 “유사 엔지니어링사업 수행실적 평가, 절대평가방식으로 개선되어야...”

협회와 업계 측에 따르면 최근 공고된 발전소 입찰에서 하동화력 비파괴검사용역의 발주금액은 약 35억원이며, 삼천포화력 비파괴검사용역의 발주금액은 약 2억 6000만원이다.

발주금액이 10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발주 규모와 상관없이 나열식 상대평가를 하고 있어 현재 실적이 가장 많은 업체가 실적평가에서 계속 1순위를 차지해 사실상 수의계약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협회와 업계 측은 이런 평가방식이 유지될 경우 특정 업체만 영원히 1순위가 되고, 실적이 적은 업체는 수주의 기회가 아예 없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정한 입찰 경쟁을 위해서는 수행실적 평가를 절대평가방식으로 변경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엔지니어링사업자 선정기준은 유사 엔지니어링사업의 수행실적에 대해 '상대평가 방식으로 하며, 이 경우 당해 업체의 최근 5년간의 유사 엔지니어링 전문분야 사업에 참여한 실적을 기간, 건수, 금액 등 규모에 따라 평가결과는 최상위업체로부터 하위 업체 순으로 나열하여 적용비율에 따라 점수를 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건설기술용역사업자 사업수행능력평가기준의 용역수행실적평가는 2022년 국토교통부가 이러한 문제로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변경 고시했다. 지자체와 국가철도공단 등 공공기관은 이를 반영해 2023년부터 용역의 규모를 공사금액으로 분류하고 당해 공사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실적으로 보유할 경우 만점을 주는 절대평가방식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에 협회와 업계 측은 건설기술용역사업자 사업수행능력평가기준의 용역수행실적평가가 변경 고시된 것처럼 실적을 평가할 때 발주금액을 기준으로 만점을 부여하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와 업계 측은 이러한 내용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엔지니어링협회에 건의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와 면담을 갖고 엔지니어링사업자선정기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후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엔지니어링사업자선정기준 개정(안)을 마련해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관련 회원사들의 의견 수렴을 실시했다. 하지만, 수행실적 평가 방식 개정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어 협회와 업계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협회와 업계 측은 “비파괴 검사는 발전소, 석유화학 공장, 교량 등 국내 기간 산업에서 최소한의 안전성 확인 절차로 사고 예방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정 과정”이라며 “국내 비파괴검사 업체는 대부분 비슷한 검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회사 규모에 따라 수행실적의 차이가 있게 된다. 이렇게 실시하는 업무 차이 없이 수행 규모만 차이가 있는 경우 발주규모를 고려해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협회와 업계 측이 발전소를 포함한 다수의 정부기관에 엔지니어링사업자 선정기준이 개정 필요성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가운데 일부 기관과 업체에서도 불합리한 평가 방식에 공감하고 고시의 개정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벤처기업부 옴부즈만지원단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에 공감해 산업통상자원부에 개선을 요청하기도 했다.

협회는 “일부 발전소 관계자들이 현실적으로 현행 산업통상자원부고시인 엔지니어링사업자선정기준에서 정한대로 공고를 낼 수 밖에 없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고시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 협회·업계·한국동서발전, 간담회 가져...입찰방식 개선되나?

협회와 업계 측은 수행실적평가 외에도 분야별 참여기술자 등 다른 평가 항목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협회 측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은 기술자 평가에서 엔지니어링기술의 분류 중 비파괴검사업종의 경우 원자력 부문의 비파괴검사 단일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비파괴 검사 방법을 분야로 적용해 최대 7명의 기술사를 보유해야 만점을 받도록 했다. 이에 비파괴검사 업계에서 반발이 일자 최근에는 발전소의 수가 많아서 기술사를 많이 평가하겠다며 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와 업계 측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기관에 입찰 관련 민원을 제기하고 지난 6월 한국동서발전에서 비파괴검사업체와 간담회를 실시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실제 기술사의 역할, 현장에서 다수의 기술사가 필요한지, 업계의 기술사 보유현황 등에 대해 토론이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다음 입찰부터는 그동안 업계에서 주장해 온 내용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한국중부발전에서는 협회에 입찰방식과 관련한 의견을 묻는 공문을 발송했으며, 협회는 올해 초 비파괴검사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의견서를 작성해 전달했다.

이에 향후 입찰방식이 개선될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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