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한 병사에 “애인 변심 탓” 왜곡 軍... 결과 바로잡는다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3-01-31 13: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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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 1980년대 병영 부조리로 극단적 선택을 한 병사의 명예를 회복할 길이 35년 만에 마련됐다.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지난 30일 제59차 정기회의를 열고 1988년 숨진 강 모 일병 사건의 개요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군 기록에 따르면 강 일병은 가난한 가정 환경 및 애인 변심 등을 비관하고, 휴가 중 저지른 위법한 사고에 대한 처벌을 우려다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하지만 위원회가 조사한 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다.

강 일병은 가정 환경이 유복한 데다 당시 애인도 없었고, 휴가 중 사고를 저지르지도 않았다.

위원회는 신변 비관이 아닌, 사망 전날 강 일병이 상급자 전역식에서 당한 가혹 행위가 방아쇠가 된 것으로 봤다.

강 일병이 전역식에서 상급자의 토사물을 먹으라는 강요를 거부하자 구타를 당했고, 이에 대한 모욕감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개인적 사유가 아닌 부대 내 만연한 구타·가혹 행위 및 비인간적 처우 등이 (사망)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강 일병 등의 사례를 순직으로 재심사해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를 해줄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서 진상 규명된 사건들은 일정 기간 경과 후 공개가 가능하다.

위원회는 이날까지 이미 접수된 1787건 가운데 1510건을 종결하고 277건을 처리하고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오는 9월로 예정된 활동 종료 전에 모든 진정 사건의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정기회의 외에 임시회의 등을 열어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일안전신문 / 이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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