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인상 압박에 ‘온플법’ 속도조절...국정위 “추진 신중해야”

강수진 기자 / 기사승인 : 2025-06-30 1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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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강수진 기자] 국정기획위원회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에 대해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정기획위원회에 공정한 플랫폼 생태계 구축 방안 및 기술 탈취 근절 방안 등의 정책과제에 대해 업무보고를 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공정위의 온플법 추진 계획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미 정부와의 통상 협상에 악역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온플법은 대형 플랫폼 사업자를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해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는 내용이다. 자사우대, 끼워팔기, 다중 플랫폼 진입 방해 등의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매출액의 최대 8%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국내 기업은 물론, 구글, 애플, 메타 등 해외 빅테크들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현재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겠다’며 관세 부과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빅테크들을 겨냥한 한국 정부의 온플법 추진을 빌미로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발간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한국의 플랫폼 규제법안이 미국 대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며 사실상 무역장벽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또 24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는 최근 관세협상을 위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의 고위급회담에서도 한국의 플랫폼 규제 법안에 대한 우려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외부 압박이 커지자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정기획위원회는 공정위의 온플법 추진 계획에 대해 입법 속도 조절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당분간 국회의 논의에 맞지고 직접적인 입법 추진에는 관여하지 않는 ‘전략적 유보’ 태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국정위 관계자는 “법안이 국회로 넘어간 상태인 만큼 국회에 맡기고 정부는 더 나서지 말아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우려해 온플법 처리는 일단 미루고, 다른 법안처리부터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기술 탈취 근절 관련해서는 ‘한국형 디스커버리제’ 도입 추진이 제시된 가운데 이에 대해서는 재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형 디스커버리제’는 손해배상 소송 등에서 피해를 본 기업을 위해 법원이 전문가를 지정하고 가해 기업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증거를 수집하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기술탈취 사건에서 피해자는 중소기업이고, 가해 기업은 대기업이라 피해 기업이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한국형 디스커버리제’ 도입 시 자칫 조사받는 대기업의 핵심 기술이 유출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대기업에 대한 소송이 남발할 가능성이 있고, 대기업 대 중소기업 간 건전한 정보 공유나 공동개발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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