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성북동으로 떠난 이만기, 김밥 부터 통닭까지...'우리의 봄날'

이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9 20: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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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1TV '동네한바퀴' 캡처)

 

[매일안전신문=이현정 기자] 이만기가 성북동으로 떠났다.


29일 저녁 7시 10분 방송된 KBS1TV '동네한바퀴'에서는 '우리의 봄날 - 서울 성북동' 편으로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이만기가 찾은 성북동은 성 바깥 북쪽 동네라 해 이름 붙은 성북동. 북악산 구준봉에서 발원한 성북천이 흐르고 산자락을 따라 이어진 한양도성 북쪽 성곽과 맞붙어 사는 동네다. 과거 선조들은 꽃 피는 봄이면 한양도성을 따라 걸으며 성 안팎의 경치를 감상하는 여행을 떠났는데 이를 순성(巡城)놀이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가장먼저 이만기가 찾은 곳은 서울 성곽 아래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집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곳 서울에서 거의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달동네 북정마을이다. 이곳에서 한평생 이웃이자 동무로 살며 눈물과 웃음을 나눠온 어머님들이 부엌에서 쓰는 주걱을 들고 한자리에 모였다. 주걱 두 개를 한 손에 쥐고 박자를 맞춰가며 난타 공연을 한다는 것이다. 이만기는 어머님들의 흥겨운 속풀이 공연을 함께해보고 북정마을 큰언니들의 인생살이 이야기도 귀담아들어 봤다.

이어 북악산 동쪽 구준봉 기슭에서 발원해 남쪽으로 흐르는 성북천으로 갔다. 과거에 주민들이 빨래하고 아이들이 수영할 정도로 맑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지만 1960년대부터 하천 상류 대부분이 복개돼 아파트와 건물이 세워졌었다. 이후 개발과 편리가 우선시 되던 시절을 지나 시민들의 휴식 공간을 만들기 위해 상가 아파트를 철거하고 하천의 일부 구간을 다시 복원하기 시작했다. 이만기는 8년의 긴 공사를 마치고 2010년 다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성북천을 찾아가 숨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짧은 세월, 산천이 바뀔 만큼 변화무쌍한 시절을 보낸 성북천 옆에 간 변치 않는 꿈과 사랑을 쌓고 사는 부부를 만났다. 화가를 꿈꾸던 미술학도 남편 김학성 씨와 성북동 토박이 아내 서정희 씨였는데  LPG 가스 배달을 하던 미대생의 운명 같은 만남으로 연을 맺은 두 사람은 결혼 후 생계를 위해 김밥집을 차리게 됐다. 붓을 내려놓고 묵묵히 밥을 짓고 김밥을 말기 시작한 지 20여 년이라는 이만기는 든든한 아내의 응원 덕에 접어둔 꿈을 다시 펼치기 시작한 성북동 화가의 김밥집을 찾아가 그림처럼 아름다운 일상을 엿봤다.

이어 성북천이 복개된 자리에 상가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들어섰던 삼선시장으로 간 이만기는 성북천 복원으로 시장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려워졌지만 동네 토박이 같은 가게들이 여전히 남아 노포 골목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2년 전 새롭게 문을 연 가게가 있어 찾아가게 됐다.

체육 교사를 꿈꾸며 대학에 진학했지만 인생 첫 배낭여행을 떠났던 스페인에 푹 빠져 현지 요리 교실에서 음식을 배워온 안재석 사장님이 있었다. 골목골목 아늑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살아있는 성북동의 풍경이 스페인 구도심과 닮아 이곳에 스페인 식당을 차리게 됐다는데 골목길을 환하게 불 밝히며 오래오래 성북동을 지키고 싶다는 청년 사장님의 당찬 포부를 들어봤다. 

 

▲(사진, KBS1TV '동네한바퀴' 캡처)


또 이만기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의 거주지를 피해 운치 좋은 곳을 찾던 문인들이 둥지를 틀기 시작했던 성북동은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완성자로 불리는 소설가 이태준 역시 오래된 벼루가 있는 산속의 집이란 뜻의 수연산방(壽硯山房)을 짓고 1933년부터 1946년까지 집필활동을 이어갔다. 지금은 이곳에서 외종 손녀인 조상명 씨가 25년째 고택 문을 활짝 열고 찻집을 운영 중이다. 상허 이태준이 철원 고향 집 구옥을 해체한 자재들을 가져와 애정을 담아 지었다는 백 년 고택에서 봄날의 망중한을 즐겨봤다.

또 이만기는 예술가들을 만났다. 옛 양식을 그대로 간직한 주택이 모여 있는 고즈넉하고 조용한 동네 분위기에 반한 젊은 예술가들이 성북동 골목 곳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마을의 허름한 구옥을 개조해 공방, 카페, 디자인 스튜디오 등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77년생 동갑내기 주수진·김지윤 작가가 운영하는 스테인드글라스 공방도 그중 하나인데 어머니를 보내고 다시 붓을 잡게 된 동화 그림 작가 김지윤 씨와 그녀의 그림을 유리에 옮기는 스테인드글라스 작가 주수진 씨를 만났다. 두 친구가 한마음 한뜻으로 지켜가고 싶은 성북동 풍경을 그대로 담아낸 눈부신 작품을 만나봤다.

그런가하면 서울시 지역대표 보행거리 조성 사업으로 2017년 성북로의 850m 구간에 왕복 6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줄이고 인도를 대폭 늘리는 공사가 시행됐다. 성북동에 걷기 좋은 길과 너른 마당이 생기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이곳에서 20년간 꽃집을 운영해온 사장님은 거리에 철마다 예쁜 꽃들을 전시하며 즐거움을 나누는데 따뜻한 봄날을 함께 누리며 이웃과 맘 맞춰 살아가는 동네의 눈부신 일상을 성북로를 걸으며 만나봤다.

또 성북로에는 동네 단골들을 위해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성북동 사랑방이 있다. 결혼 후 성북동에 자리 잡은 지 40년이라는데 이제는 이 동네가 제2의 고향이 된 이영옥 사장님이 26년째 운영 중인 통닭집이 바로 그곳이다. 한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온 뚝심과 사장님의 비법으로 튀겨내는 통닭 맛 덕에 가게는 성북동 부녀회, 조기축구회의 단골 모임 장소로 꼽히는 건 물론 추억의 맛을 잊지 못하고 찾아오는 동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만기는 엄마의 인생이 녹아있는 가게를 잇기로 결심한 딸까지 합세해 성북동의 백 년 가게를 꿈꾸며 추억을 튀겨내는 모녀의 통닭집을 찾아갔다. 

 

 

매일안전신문 / 이현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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