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우리 식당에선 '절벽 비상구' 사고 없어요"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0-05-06 09:48:00
  • -
  • +
  • 인쇄

지난달 22일 오후 10시15분 충북 청주시 사창동의 한 상가 건물 2층 노래방. 손님 이모(23)씨 등 일행 5명이 노래방 비상구에서 3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상구만 있을뿐 난간이 설치되지 않은 이른바 ‘절벽 비상구’였다. 이 사고로 2명이 크게 다쳤다.


2017년 4월 강원도 춘천과 2016년 6월 부산의 노래방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는 등 유사사례가 적지 않다.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상 노래방 등 다중이용 업소는 양방향 피난이 가능하도록 대피로 2곳을 확보하도록 돼 있다. 5층 이상이면 출입문 외에 보행하기 쉽게 피난계단으로 연결하는 비상구를 설치해야 한다. 문제는 4층 이하 업소는 비상구에 완강기나 피난사다리만 설치하면 될 뿐 탈출 난간이나 안전 계단 등을 설치할 의무는 없다는 점이다.


시민 안전을 법만으로 지켜낼 수 있을까. 아무리 법과 제도를 잘 만들어 놓더라도 이를 지키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시민과 업주가 스스로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례는 없을까.


매일안전신문은 이같은 궁금증에서 이송규 안전전문가와 함께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범적인 안전 환경을 구축한 현장을 찾아 나섰다.



서울 종로 지하철1호선 종각역 인근 고기집 '숙달돼지' 2층 외부 비상구에 대피공간 등이 설치되어 있다. 신윤희 기자


지난 2일 서울 종로 지하철 1호선 종각역 4번 출구에서 남쪽으로 100m쯤 떨어진 고기집 ‘숙달돼지’. 이 전문가가 얼마전 SBS 기자와 주변을 1시간 동안 돌아다닌 끝에 발견한 곳이다.


간판이 없더라도 누구나 주변에서 이 식당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2층 창문 밖에 설치된 난간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덕분이다.


건물 2층 식당으로 들어가 문을 열면 맞은편 창가쪽 에어컨 곁에 설치된 비상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비상구는 가로 75cm, 높이 150cm의 규격을 지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상시 출입을 막는 잠금장치와 추락주의 안내표지판까지 구비하고 있다. 비상시 누군가 비상구를 열었을 때 경보음을 울릴 수 있도록 하는 경보장치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


비상구 밖에 난간이 있어 바로 추락할 우려가 없다. 난간에는 완강기를 통해 비상탈출할 수 있게끔 해 뒀다.


오는 12월27일부터는 모든 다중이용 시설에서는 4층 이하일지라도 비상구에 추락방지 안전시설을 갖춰야 한다. 비상구 추락사고가 잇따르면서 지난 2017년 12월 법을 개정해 경보장치와 추락방지용 안전로프·쇠사슬 설치를 의무화했으나 법 개정 전 개업한 시설에 대해서는 적용을 2년 유예했다.


‘숙달돼지’의 다른 안전 설비도 훌륭했다.


홀에는 유효기간이 한참 남은 소화기 4대(분말 3대, 액체 1대)가,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주방에서는 자동확산 소화기가 설치되어 있고 비상벨과 가느수설경보기도 제대로 갖추고 있었다.


이송규 전문가는 “이 식당은 아직 법 적용 대상이 아닌데도 비상구 밖에 난간을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안전 시설도 모두 기준을 충족하고 있어 모범 사례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소방서와 공동으로 더 많은 모범 사례를 발굴해 유튜브 방송 ‘이송규의 안전TV’에 소개하고 다중이용업소 안전인증서를 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이송규의 안전TV'에 올려진 동영상입니다.





"낭떠러지 비상구 청주 노래방에만 있는 건 아니다"


http://www.peoplesafe.kr/news_gisa/gisa_view.htm?gisa_category=07000000&gisa_idx=7644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신윤희 기자 신윤희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